매일신문

'노동절 가두행진'과잉 진압

"민노총등 계산성당 농성"

노동절 기념 가두행진을 벌이던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교통방해를 한다는 이유로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위자들을 마구 폭행하고 1백60명을 무더기 연행하는 사태를 빚었다.민주노총 대구,경북본부는 1일 오후2시 2천여명의 노동자,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백화점 앞에서'5·1절 정신계승 대구·경북 민중대회'를 가진뒤 남구 대명동 계명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경찰은 시위대가 차도로 행진하자 11개중대 1천3백명을 투입, 동아쇼핑앞, 명덕네거리, 남구 대명동 프린스호텔 앞길에서 강제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연맹 포항지부 사무국장 황우찬씨(33)가 머리와 팔 등을 다쳐 영남대병원에서응급치료를 받은뒤 포항으로 옮겨지는 등 노동자, 학생 30여명이 다쳤다.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동아쇼핑 앞과 프린스호텔 부근, 중구 남산동 자동차부품골목노점상, 상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조계희씨(72·여·수성구 고산동)는 "동아쇼핑 앞에서 꽃씨와 꽃나무 묘목을 파는데 시위 때문에20여만원어치나 못쓰게 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모두 1백60명을 연행, 밤샘조사를 벌인뒤 민주노총 대구본부 김명환 수석부의장, 이정림사무처장, 최보경씨(23·대구대 역사교육과4년) 등 3명을 집시법,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강원산업 노조위원장 박재곤씨(36) 등 18명을 즉심에 넘기고 나머지는 훈방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대경연합, 대경총련 등 노동절 기념대회 준비단체들은 경찰의 과잉진압에 항의, 중구 계산성당에서 밤샘농성을 벌이며 연행자 전원석방, 부상자 치료비 제공, 폭력경찰 처벌,대구경찰청장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다.

한편 가두행진을 취재하던 본사 사진부 서동일 기자도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머리와 팔, 등을 다쳤고 취재장비 일부가 파손됐다.

〈金在璥·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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