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한총련 개혁 기대한다

어제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서울대에서 열리고 있는 한총련개혁집회는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학생운동이라면 으레 정치적 이슈를 내걸고 과격시위를 일삼는 것으로 각인(刻印)돼 있을정도로 부정적 측면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적 요구와 시대변화에 따라 학생운동의방향을 재설정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집회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경북대등 한총련내 비주류세력의 '참여·자치·연대 학생대회'란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대학을 등급화·서열화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어쨌든 사회통념상 일류대학들의 집회여서 이들의 토론내용등이 크게 관심을 끌수 밖에 없다.첫날 서울대총학생회 간부는 기존의 학생운동이 지나치게 정치지향적이었다는 점을 반성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운동으로 거듭나기 위해 행사를 갖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노동문제·통일문제등 기존의 이슈와 함께 정보화·성(性)·환경등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분야에 대해 다양한 운동을 펼쳐나가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앞서 학생들은 폭력시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이 역시 국민을 안심시키는 말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동안 수없이 겪었던 시가전(市街戰)을 방불케하는 과격폭력시위에 넌더리를 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로서는 이제 학생운동이 제대로 되려나 보다, 하고 큰 기대를 갖게 된다.

순수한 열정과 정의감을 갖고있는 학생들인지라 학생운동의 방향은 잘 잡고도 실천방법에 있어서는 과격해 질 우려는 늘 있다고 본다. 민족해방계열(NL) 학생들이 배제된 행사지만, 민중민주(PD)계열이든 학생진보연합체이든, 목적과 방법 모두가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코자 한다.그래야만 '폭력'에 대한 반성을 보이지 않고있는 학생세력과의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이 대학과 대학생에 대해 기대감이 큰 이유는 그곳이 바로 다음세기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요람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탓에 정치·사회적인 이슈에 적극 참여토록 유인되는 현실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내일의 주인공인지 오늘의 국가운영주체는 아니기 때문에 자중자애(自重自愛)하면서 실력배양에 힘을 쏟아 줄 것을 바라는 것이다. 욕심같아서는 우리 대학생들이 예절운동·기초질서운동·폭력추방운동등에 주도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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