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붉은 악마'이름 논쟁

내일은 카자흐스탄과의 일전의 날. 한국 축구 대표팀이 98 프랑스 월드컵 최종 예선을 치르는 동안 국·내외를 누비며 열광적 응원을 펼쳤던 '붉은 악마들(Red Devils)'이 이름을 둘러싼 공방에시달리고 있다.

악마의 사전적 의미가 재앙을 내리고 나쁜 길로 유혹하는 마물이라는 것 때문에 상당수 시민들은이 말이 한국을 대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악마보다 전사(Fighter)나 폭격기(Bomber)를사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등 PC통신 의견란에는 '태극전사' '붉은도깨비' '붉은 회오리' '위대한 한국(Great Korea)'으로 바꾸자는 제의가 특히 많이 접수되고 있다.

붉은 악마의 개명을 원하는 시민들은 '한국=악마'라는 정식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

이같은 의견에 대해 '붉은 악마' 동호인들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83년 세계 청소년선수권 대회당시 외국언론들이 4강 신화를 이룬 한국팀의 붉은색 유니폼에서 애칭을 따 붙였다는 역사성을강조한다. 여기에다 내년 월드컵에서도 멕시코 신화를 다시 만들자는 뜻이 숨어있다는 것. 또'Devil'에 '저돌성, 기지, 투지, 공격'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석한다. 영국의 대표적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의 별명도 우리를 본 뜬'붉은 악마'이고 벨기에가월드컵 4강 진출을 이뤘을 때도 같은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붉은 악마' 응원단 신인철단장(29)은 "대다수 국민들이 원한다면 이름을 바꿀 수도 있지만 모임을 만들기에 앞서 2개월동안 공모를 통해 결정한 것"이라며 "시민들이 축구동호인 단체의 순수한마음을 그대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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