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서울~대구구간 건설안 배경

서울~대전안이 유력시되던 경부고속전철 건설구간이 다시 대구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사비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다 공기는 오히려 단축이가능하고 서울~대전 구간만 할 경우 고속전철의 효용성이 상실된다는 이유에서다.이종찬(李鍾贊)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와 자민련의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3자회동에 참석, 인수위 활동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위원장은 이날 서울~대전에 고속전철을 건설하고 대전이남 구간에는 기존선을 전철화하거나 아예 공사를 않는 방안과서울~대구만 고속전철을 건설하고 나머지 구간은 전철화하는 방안 등 3개안을 보고했다.

이위원장은 이에 덧붙여 서울~대전 고속전철 건설과 대전이남 전철화에 9조6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반면 서울~대구 건설비도 11조8천억원이 예상돼 두 안의 공사비 격차가 2조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견임을 전제로 이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면서 서울~대구안의 채택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도 "서울~대전 구간만 건설할 경우 고속전철 건설의 효용가치가 거의 상실되므로 서울~대구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공기측면에서도 서울~대전안 보다 오히려 서울~대구안이 더 단축될 수 있다는 고속철도공단의 보고 또한 작용했을 법하다. 공단은 지난 14일 대통령직인수위 보고에서 서울~대전안의 경우 2004년 5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서울~대구안의 경우는 오히려 2003년 7월까지 공사를 완료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 구간에 터널이 많은데다 전철화공사도 기존선 운행 때문에 야간공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단측의 설명이다.

공단은 서울~대전안의 경우 서울~부산 운행시간이 3시간으로 현행 새마을호보다 1시간이 단축되고 서울~대구안에서는 서울~부산간을 2시간30분에 운행할 수 있다고보고했다.

한편 지하화 논쟁과 관련, 서울~대구안이 확정될 경우 다시 불거질 공산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공단이나 인수위의 입장은 완강하기만 하다. 지금 건설하는 것 자체가무리인데도 국제계약의 위약에 따른 문제와 이미 투입된 예산을 감안해 불가피하게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공사라는 점에서 지하화논쟁은'배부른 소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의 입장은 또 다르다. 어차피 고속전철이 백년대계(百年大計)이므로 도심을 양분해 고른 발전을 저해하고 소음을 유발할 수 있는 고속전철의 도심통과는재고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하화 논쟁이 뜨겁던 시절, 대안으로 제시됐던 고속전철의 도심외곽 우회안과 더 나아가 경부선의 외곽이설과 고속전철 병행건설안이 다시 대두될 전망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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