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가족'전(展)은 1955년 뉴욕 현대미술관 개관 25주년 기념행사로 마련된 대규모 사진 전시였다.
3년동안 전세계에서 2백만장의 사진을 수집, 이 가운데에서 68개국 사진가 2백73명의 작품 5백3점을 선정해 일반에 공개 전시했다. 토지와 환경은 비록 다를지라도 모든 인간은 한 가족이라는 이념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선별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각각의 테마에 따라 우주창조, 남녀간의 사랑, 결혼및 출산, 육아의 순서로 발전되고 인간과 환경간의 화해와 갈등으로 이어진다. 또 생업과 교육, 오락등 인간생활의 여러 단면과 질병, 죽음의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에 다시 고독, 종교, 전쟁, 굶주림 등이 이어지며 결국 핵폭탄의 폭발이 가져올 엄청난 두려움을 강조하고 국제연합 총회의 장면이 그 뒤를 잇는다. 마지막에는 세계 각국 부부들의 기념사진이중첩되다 어린이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태어나고 결혼하고 살다 늙어서 죽는 인간사의 반복을 인간가족'전은 상징적인 영상언어를 통해보여준 셈이다.
이 사진전이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준 것은 영상 환경속에 관객이 자연스럽게 다가서게끔 전시방법을 새롭게 고안한 것에 있다. 마치 동굴을 지나듯 입체적 영상공간 사이를 관객들이 통과하게유도함으로써 온몸으로 덮쳐오는 사진의 폭발력을 실감하도록 한 것이다.
인간가족'전은 20세기 인류가 두 차례나 저지른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끝내 절망을 딛고 일어서려는 영상적 신앙고백이라 할 수 있다.
한줄기 희망을 우리에게 던져줄 수 있는 것, 이 또한 사진의 힘이다.
(김종수 대구산업전문대 사진영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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