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경제난국의 찬바람이 휩쓸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미국 영화 「타이타닉」의 뜨거운 바람이 강력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사상 최고 제작비인 2억8천만달러를 들여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비극을 그린 「타이타닉」은 세계 최고 흥행작이었던 「쥬라기 공원」의 수입(9억1천4백만 달러)을 이미 능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구나 그 열기는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이어져 전국 55개극장(70여개 스크린)이 오전 7시30분부터 자정이 넘도록 상영할 정도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고한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사랑과 영혼」 관객 1백68만명의 두배에 가까운 3백만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90억원정도나 미국으로 송금돼 금모으기운동은 의미가 없어지게 돼버릴 지경이다. 우리 영화의 현주소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여전히창작·기획력이 부족하며, 보다 세련되고 지적인 영화를 요구하는 관객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몇 안되는 스타들의 겹치기 출연, 과감한 실험정신의 부재도 문제다. 이런 처참한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영화인들의 자구적 노력이 선행되고 정부의 정책적 대책마련이 강구돼야할 것이다. 경제전쟁시대에 문화 贊걋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타이타닉」은 확실하게 말해준다. 기술경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화경쟁력이다. 할리우드의 영화 한편이 자동차 1백만대를 수출해서 번 돈보다도 많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춥고 음습한 IMF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술과 문화경쟁력도 알차게 키워나가야 한다. 긴축경제체제에서도 문화사업에대한 새로운 눈뜸과 도약은 절실히 요구된다. 그래야만 진정한 「문화의 시대」이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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