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순박한 꽃 통해 민초들 삶 표현

다들 떠나간 변방의 지역성 노래 김천의 시인 권숙월씨(53)가 시집 '그의 마음속으로'(대일 펴냄)를 냈다.

고향 김천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김씨는 다들 떠나간 변방의 지역성을 힘차게 노래한다. 그는 지역성을 황폐화시키려는 이 시대의 어둠과 가열차게 싸운다. 그러나 시인은 결코 노기띤 목소리와분노에 찬 표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온유한 얼굴에 속으로 따뜻한 사랑을 내뿜는다.바람이 불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 것은/힘이 없기 때문이다/강한 바람과 맞서지 않고/힘없는 이웃과 얼싸안기 때문이다 // 속이 텅 비었어도 소리내지 않는 것은/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기 때문이다/억울하고 분해도 찍소리 않고/속없는 이웃과 머리를 맞대기 때문이다//'벼 2'중에서.그는 특이하게 식물, 특히 꽃의 이미지 천착에 집요하게 매달린다.

그 꽃들은 대개 착하고 순박하며 어질기만 한 우리 시대의 민중들을 상징한다. 겉은 늘 웃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요지부동에다 철저함, 결연함, 다부진 자세를 갖고 있는 민초들을 꽃을통해 그리고 있는 것이다.

권씨는 79년 '시문학'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동네북' '예수님은 나귀타고' '왜 나무는 서 있기만 하는가' '이미지 변신' 등을 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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