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사 건강검진 기피 확산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도 받기 겁난다'

대기업체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건강검진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사원 복지차원에서 실시되어 온 건강검진이 구조조정 대상자들을 골라내는 잣대로 활용될 소지가 많기 때문.

이 같은 현상은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고 구조조정의 표적이 되고 있는 40~50대 중견간부들사이에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통한 대리검진, 출장을 핑계 삼은 검진연기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오는 9월 대규모 감원설이 나돌고 있는 ㅇ유통업체의 조모부장(43). 지난주부터 이달말까지 받아야하는 회사의 정기 종합검진을 다른 직원에게 대신 받게 했다. 조씨는"혹시나 내가 모르고 있던 성인병이 발견될 경우 감원 대상 1순위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평소 건강하다고 소문이 난 동료직원에게 부탁해 대신 검진을 받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이 회사의 박모 과장(40)은 아예 장기 지방출장을 신청했다. 평소 고지혈증 증세가 있어 회사에서실시하는 건강검진에 앞서 개인적으로 검진을 받아 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과거에는 사원들이 회사측에 건강검진을 요구했는데 요즘은 감원대상을 고르는 수단으로 비쳐지고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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