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실銀 퇴출 불똥 튈라

'대마불사(大馬不死)' 신화에 이어 '은행불사(銀行不死)' 신화가 깨지면서 기업구조조정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29일 사상 초유의 은행퇴출조치가 단행되자 재계는 이를 본격적인 경제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그동안 추진해왔던 기업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빅딜(대규모 사업교환)'과 함께 1차 부실기업퇴출 이후 추가적인 부실계열사 정리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 삼성, 대우 등 5대 그룹은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면하기 위해 외자유치, 증자, 부실기업 퇴출 등 자발적인 재무구조개선 및 사업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그룹은 정치권이 요구하고 있는 빅딜을 비켜가기 위해 스스로 획기적인 구조조정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데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 수정 요구와 함께 계열사간부당내부거래 및 자금지원조사를 받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금융권의 '빅뱅'과 맞물려 기업구조조정을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1차 55개 부실기업퇴출에 뒤이은 5개 부실은행퇴출은 본격적인 경제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하반기에 대대적인 금융기관, 기업구조조정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나봤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의 선결과제로 지적돼온 금융구조조정이 가시화된 만큼기업 측면에서도 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은 분명하다"며 "더욱이 부실은행들이선도은행에 인수.합병되면서 양 은행에서 모두 빚을 끌어쓴 기업들은 동일인 여신 한도 문제로 상환을 독촉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여신회수는 결국 재계의 구조조정을 대폭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대우그룹의 자금담당 임원들은 하나같이 이번 은행퇴출 조치가 당초 예상보다 강도가 높았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기업 구조조정 역시 과거보다 훨씬 높은 강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또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구조조정과 별도로 은행 주도하의 기업 정리가 향후 1년이내에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에 부실은행을 인수한 한미, 주택 등 5개 우량 은행이 중심이 돼 5대 그룹에까지 과감한 개혁을 요구할 것으로예상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은행퇴출이 현실화 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더욱심각하게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LG그룹도 당초 스케줄에 따른 구조조정을 더욱성실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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