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달라진 복놀이 풍속 개 대신 소 잡아먹기

값 폭락 여파 계모임등서 유행

22일은 중복. 그러나 복놀이 풍속이 달라졌다. 가까운 친척·친구·계원들이 모여 시원한 계곡이나 다리 밑에서 개·염소 등을 잡아 보신하던 것이 요즘은 개·염소 대신 소를 잡는 일이 늘어난 것이다.

김모씨(43·구미시 구평동)는 "학교 동창 등 친구들이 모이면 동네에서 개를 잡았으나 지난달 모임부터 송아지로 바꿨다"고 했다. 지난 18일 고령군 쌍림면 한 동네에서는 각지로 흩어져 살던 친구들이 부부 동반으로 모여 소 한마리를 잡았다. 소값은 50만원. 한 근에 3천원도 안되는 헐값. 이날 모인 40여명은 1박2일간 각종 요리를 만들어 포식하고도 고기가 남아집집마다 한 보따리씩 싸들고 갔다고 했다.

지난 17일 제헌절 징검다리 연휴 때 계모임을 가졌다는 배모씨(45·구미시 형곡동)는 "계금을 털어 소를 잡아 10여명의 친구들이 야외에서 불고기 파티를 즐겼다"고 했다. 또 요즘엔모임마다 "올 여름에는 소나 한마리 잡자"는 말이 유행한다는것.

이같이 개·염소의 역할을 소가 대신하게 된 것은 값이 폭락해 더 싸게 포식할 수 있기 때문. 옛날 부잣집 잔치에서나 나올만한 얘기가 IMF 시대 서민들 오지랖까지 찾아온 것이다.소값 폭락으로 빚어진 현상이다. 시장에 소를 내놓아도 안팔리고 버티면 버틸수록 손해보니축산농가를 탓할수도 없다. 농촌 곳곳에선 요즘 복 보신용으로 소를 잡는 일이 다반사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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