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향토 연극계는 IMF한파에도 불구, 흥행성 위주의 서울 연극이 붐을 이룬 가운데기업 후원 등이 어려운 경제적 여건을 딛고 지역 극단들이 나름대로 향토 연극의 명맥을 잇기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연극의 상업화가 크게 두드러졌다는 분석.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관객이 외면하는 중·소규모 순수 연극은 쇠퇴한 반면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고 노래, 춤 등 오락성을최대한 살린 악극, 뮤지컬 등 대규모 공연이 경쟁적으로 무대에 올랐다.
복고풍 바람을 타고 어려웠던 옛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 악극은 'IMF형 연극'이라는별칭까지 얻으며 40~60대 중노년층을 새로운 관객으로 연극무대로 불러모으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3월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가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후 버라이어티쇼 등 옛날 악극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들이 잇따라 공연됐으나 완성도가 떨어진데다 관객들이 식상해하는부작용이 나타나 한국형 악극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연극인들은 이처럼 흥행성 위주로 치달은 연극계 분위기가 IMF한파가 더욱 극심해질 후반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며 예술성이 떨어지는 한탕주의 연극이 범람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도 암투병중인 이주실의 모노드라마 '쌍코랑 말코랑 이별연습', 윤석화 주연의 '마스터 클래스' 등 작품성있는 연극들이 선보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구체적인 공연횟수를 보면 올 6월말 현재 시민회관, 문화예술회관, 대백예술극장 등지에서공연된 연극은 81회. 지난해 상반기(83회)와 공연횟수가 큰 차이가 없었다. 이중 악극, 뮤지컬이 31회로 지난해(20회)보다 많았다.
그러나 IMF한파를 극복하기 위해 어느해보다 관객 동원에 열을 올린 지역 기획자들은 관람료를 30% 가까이 낮추고 사전 할인제를 강화, 실수입은 지난해보다 30%정도 떨어졌다고어려움을 호소한다. 서울 연극이라도 관객의 취향에 따라 흥행이 뚜렷이 구분지어져 지역기획자들은 흥행부담을 덜기 위해 서울극단측과 사전 개런티제가 아닌 수익금 분담 방식을처음으로 도입, 천정부지로 치솟던 개런티 거품을 빼는 바람직한 현상도 나타났다.기업 후원 등을 기대하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과 서울 연극의 공세속에서 지역 연극인들은작품성있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관객들의 폭넓은 관심을 끌어내는데는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지역 연극인들의 연극 잔치인 대구연극제가 비교적 높은 호응속에서 치러졌고, 연극전용소극장 '예전'이 이근삼연극제를 개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벌였다.지역 극단 '대구'가첫 창단공연을 가졌으며, 올 9월 창단공연을 계획중인 지역극단 '분도'가출연배우 공개 오디션을 갖기도 했다.
지난 10여년간 지역 연극인들이 고대해왔던 시립극단의 창립이 본격 추진된 것도 큰 성과로꼽히고 있다. 지난달 시립예술단 최초로 공채를 실시해 감독을 선발한 시립극단은 이달초기획, 훈련장 인선을 마무리짓고 오는 11월쯤 창단공연을 선보이게 돼 침체된 지역 연극계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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