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침 대구 북부경찰서 형사계 한켠에서 박모씨(37.여)가 딸 김윤희양(15.가명)을 끌어안고 통곡하고 있었다. 김양은 남동생(13)이 상습적으로 엄마를 때리던 아버지를 닮아간다는이유로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들 모녀는 7년전 김양의 아버지가 상습적으로 휘두르는 폭력을 견디지못해 남동생등 세식구가 집을 나와 대구시 북구 산격동의 단칸방 한 채를 빌려 어려운 생활을 꾸려왔다. 어머니 박씨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월세와 아이들의 학비를 대느라 새벽에야 귀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학비도 버거워 중학교를 다니지못한 김양은 검정고시로 중학 졸업자격을 얻어 고등학교 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호텔 전문경영인이 되고싶었다. TV에서구경했던 화려한 호텔의 꿈은 김양에게는 어린 시절을 악몽 같이 만든 아버지의 폭력이 남긴 생채기를 그나마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었다.
폭우가 퍼붓던 13일 새벽. 남동생이 카세트를 사달라고 조르더니 급기야 김양에게 폭력을행사했다. 순간 김양에게는 남동생의 모습이 아버지의 영상과 겹쳐졌다.(엄마에게 이유없는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 김양의 머리속에도 폭풍우가 휘몰아쳤고 정신이 들었을 때 남동생은 이미 숨져있었다.
자신이 저질러버린 일을 용납하기 힘들어 몸부림치는 김양은 다른 소녀들처럼 학교를 마치면 아빠와 엄마가 따뜻이 맞아주는 가정을 바랐던, TV 드라마를 보고 호텔경영자의 꿈을키웠던 평범한 소녀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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