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모처럼만에 날씨가 좋아 늦게까지 부인과 함께 고추탄저병 농약을 치느라 정신이없었는데…"
의성읍 용연리 김한붕씨(66). 15일 밤 의성읍 원당천 1백여m의 둑이 터지면서 물속에 잠겨버린 2천5백여평 밭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이른봄부터 밭을 갈고 풀을 뽑고 하루에도서너번씩 들락거리며 애써 가꿔왔던 고추 땅콩 참깨 호박등이 하룻밤사이 몽땅 흙탕물 속에잠겨버린것이다. 올해 어렵사리 구입한 관리기 1대와 비료 농약 등도 밭 한쪽 조그만 창고속에 넣어두었는데 이마저도 물속에 잠겨버렸다.
당장의 생계 걱정도 걱정이지만 자식들의 학비는 어떻게 댈지 앞이 캄캄하다.
물속에 잠긴 고추밭을 쳐다보며 "고추가 제법 빨갛고 좋았는데"를 연신 되뇌이던 부인은 눈물을 훔쳤다.
이날 의성읍 철파 용연 도서리와 단촌 금성면 등지는 수확기를 앞둔 고추등 농작물은 물론,과수나무도 거의가 물에 잠겨 버려 김씨와 같이 실의에 빠진 농민들은 종일 구멍이 뚫린듯한 하늘만 바라보며 허탈해 했다.
〈의성.張永華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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