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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만 나면 실내체육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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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지 8일째인 7일 오후 포항실내체육관.

아직도 10여가구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숙식을 하고 있었다.

대도초등 3학년인 경봉이(11)가 같은 또래 진용(9), 성현(12), 호현(6), 용현이(6)등과 어울려 텐트옆에서 장난감 놀이에 정신이 없었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체육관에 대피한 경봉이는 큰 비만 오면 어김없이 이곳에 온다고했다. 그런 까닭에 실내체육관이 전혀 낯설지 않다.

진용이는 부모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과 어울려 이곳에서 자며 노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다며 물이 가슴까지 차 도망오던 그날밤의 악몽은 까맣게 잊은 듯 했다.

쌍동이 형제인 호현, 용현이의 아버지 최재학씨(39)는 오전에 물빠진 집에 가 일 한탓인지 깊은잠에 곯아 떨어져 있었다. 방바닥과 벽이 마르지 않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부인 한동천씨(33)는 "남편 실직으로 하루 하루 끼니해결이 보통일이 아닌데 시에서 3일간 식사를 주더니 그이후는 딱 끊어 버렸어요. 야박한 관청도 그렇지만 당장 벽지를 살 돈이 없어 걱정입니다"하고울먹였다.

이곳에 대피온 이재민은 대도동 23, 24통 주민들로 상습침수 지역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이 대부분.

손자 성현, 주현이와 함께 일주일째 스티로폼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도도선할머니(72)는 "죽기전에 또 몇번이나 이곳에 대피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긴 한숨을 내 쉬었다.〈포항·崔潤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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