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노라마 20세기 문화(11)-재즈의 거인 루이 암스트롱

1913년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의 빈민가 스토리빌. 한 흑인소년이 새해 첫날 자축파티에서 총을쏘다 경찰에 붙잡힌다. 흑인 부랑아 수용소. 소년은 그곳에서 인생의 전기를 맞는다.수용소는 수감된 아이들이 말썽을 부리지 않도록 다양한 취미활동을 권장했다. 소년은 수용소 브라스밴드에서 트럼펫 비슷한 악기인 코넷연주법을 배우면서 음악에 관심을 갖게된다. 재즈역사상가장 위대한 업적을 남긴 루이 암스트롱. 그가 대중 엔터네이너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1900년, 재즈의 요람인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난 루이. 단돈 몇센트를 위해 노래를 불러야했던 가난한 어린시절이었다. 10대때부터 보트인부, 석탄배달부로 생계를 이었고 밤엔 선술집에서 악기를연주하거나 노래를 불렀다.

어느날 꿈같은 기회가 루이를 찾아왔다. 스토리빌의 유명밴드 키드오리가 전설적 트럼펫주자 킹올리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루이를 부른것.

1910년대 스토리빌은 뉴올리언스에서도 선술집과 홍등가가 몰린 최대 유흥가이자 빈민가였고 많은 연주자들로 붐볐다. 이들은 파티, 연회장, 결혼식, 카니발 등을 돌며 튜바, 호른, 트럼펫, 트럼본 등 관악기를 연주했다. 악보를 사용하지 않는 즉흥적, 집단적인 연주였다. 본능적인 리듬감과주술적인 성향의 아프리카음악, 흑인의 서러움을 담은 노동요 등이 결합된 재즈는 이렇게 해서탄생했다.

'사치모'(Satchmo: 두터운 입술)란 애칭을 지녔던 루이는 키드오리밴드 연주활동이후 우상이었던킹 올리버에 의해 대도시 시카고로 스카우트된다. 여기서 처음으로 레코딩 작업을 했고 솔로연주자로 독립했다. 독자적 밴드도 조직했다. 초기의 코넷연주에서 트럼펫으로 바꿔 다양한 작곡과 빼어난 연주로 재즈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1930년 루이 러셀 오케스트라를 거쳐 35년엔 데카레코드에 전속,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1964년발표한 '헬로 돌리'(Hello Dolly)는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루이는 정확하고 완벽한 기교의 트럼펫연주와 굵고 텁텁한 목소리의 독특한 보컬로 세계의 거의모든 재즈맨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초창기엔 '핫 파이브'(Hot Fives) '핫 세븐'(Hot Seven) 등의 그룹리더로, 스윙시대땐 레스 하이트나 루이 러셀같은 빅 밴드에서, 그리고 만년엔 소규모 딕시랜드 밴드로 돌아가 트럼펫연주보다는 보컬위주로 활동했다. 1971년 심장마비로 사망하기까지 그의 인생은 '재즈의 삶'그자체였다.〈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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