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싶기도 하고, 무시하고 싶기도 한 일본 문학'. 도서출판 민음사가 일본문학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 '일본시인선' 4권을 최근 출간했다.민음사가 '세계시인선'에 처음으로 추가한 '일본시인선'은 '마츠오 바쇼오의 하이쿠'(유옥희 옮김)'하기와라 사쿠타로 시선'(임용택 옮김) '키타하라 하쿠슈 시선'(양동국 옮김) '이시카와 타쿠보쿠시선'(손순옥 옮김) 등이다.
일본문화 개방을 앞두고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일본 문학을 소개하고, 일본문학과 한국문학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각 작품에는 일본어 시와 번역, 그리고 해당 시인의 삶과 시세계를 설명한 해설을 담았다.
'방랑에 병들어/꿈은 마른 들판을/헤매고 돈다'라는 임종시 '사세구(辭世句)'를 남기며 객사한 방랑시인 마츠오 바쇼오. 그는 오랜 방랑을 통해 자연과 인생의 의미를 찾고 서민의 애환을 시속에담았다. 특히 5·7·5의 음수율을 지닌 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정형시인 '하이쿠'가 민중시로 남을 수 있는 바탕을 세웠다.
'시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키타하라 하쿠슈. 그의 시는 이국적 정취와 도시문명에 대한 동경, 유년시절의 추억과 그리움에 대한 정서로 특징지워진다. 하쿠슈 시의 주제는 1930년대 한국시단에큰 위치를 차지한 시인 정지용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천재 낭만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이시카와 타쿠보쿠는 극도의 빈곤과 질병에 허덕이며 영혼 깊숙이 우러나온 고독을 노래한 시인. 그의 시는 연애와 결혼생활의 실패, 아버지의 가출, 폐결핵으로인한 어머니의 죽음, 장남의 죽음 등 절망적 환경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향을 상실한도시인의 정서를 시속에 담아낸 그는 26세의 짧은 생에서도 천재성을 인정받았다.언어를 개념적 의미나 설명이 아닌 리듬과 이미지로 포착한 하기와라 사쿠타로. 그는 자유시를1910년대 일본 근대시의 주류로 자리매김토록 해 '일본 구어 자유시의 완성자'로 불린다. 처녀시집 '달을 향해 짓다'를 비롯해 그의 시는 고독한 인생역정과 실존의식을 처절하고 예리하게 파헤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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