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태준총재 취임1돌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21일 총재취임 1주년을 맞는다.

박총재는 그동안 '고용사장'으로 불리면서 까지 당내 위상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총재 취임 1주년을 계기로 확실한 당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할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박총재의 총재취임 1주년에 대해 주변에서는 크게 두가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총재취임과 동시에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뤄짐에 따라 공동정권의 명실상부한 주역을 담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말 김종필(金鍾泌)총리와의 회동에서 총재취임을 전격 결정한 것이 계기가됐지만 박총재의 판단력과 추진력이 정권 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또 박총재의 경제회생 노력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있다. 실물경제에 밝은 박총재가 공동정권 탄생과 동시에 맡은 역할은 경제해결사역. 경제분야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박총재가 동분서주하면서 국가부도 위기를 넘기는데 한몫을 했다는 것이다. 또 이같은 박총재의 역할이 군소정당인 자민련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기여를 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박총재의 향후 행보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국구상과관련해 당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김종필총리 직계라인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

김총리측은 당장내년 상반기부터 내각제 공론화를 통해 국민회의측과 한판 격돌을 벼르고 있지만 박총재는 다소생각이 다르다.

19일 가진 취임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박총재는 "내각제 개헌시기는 경제상황을봐가며 협의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총재의 이같은 입장은 물론 김총리 직계라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할 수 있다. 자칫 내년 정국상황에 따라 박총재의 당내 지도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와 함께 박총재가 자민련쪽보다는 김대통령이나 국민회의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당내분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자민련과 국민회의간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경우 박총재는결국 김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박총재는 이같은 시각에 대해 "생각의 차이"라면서 "주례회동 때문에 김대통령을 더 자주 만나기는 하지만 중요한 얘기가 있었으면곧바로 총리실로 들어가 얘기를 한다"며 일축했다.

대구.경북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박총재에게는 또 무엇보다 지역분위기에 신경이 쓰이지않을 수 없다. 박총재 측근은 "이는 박총재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문제"라며 "지역정서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결국 박총재의 향후 정치적행보는 대구.경북에서의정국주도권 장악을 위한 노력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총재 취임 1주년을 계기로 자민련의 대구.경북지역 당세확장 노력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자뭇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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