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프리즘-서점가 책도둑 극성

'책 잡은 손, 얄미운손'

서점가에 책도둑이 극성이다. 대구 중심가의 서점마다 하루 없어지는 책은 10~30권정도. 컴퓨터관련서적이나 법관련서적 등 2, 3만원대 고가의 책이 주 도난 품목. 또 18세 미만 가독금지된 '야한 책'도 많이 도난된다. 구입하기도 멋쩍고 또 청소년의 경우 살 수도 없어 대신 '슬쩍'해 버리는 것.

적발되면 경찰서까지 가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서점 차원에서 훈방된다. 1, 2배의 책값을 변상시키거나 몸으로 때우게 하는 방법도 있다. 대구 시내 한 서점에선 30여권의 책을 훔친 중학생에게 부모와 학교측의 양해를 얻어 하루 2, 3시간 매장 청소를 시키고 있었다.

특히 IMF이후 죄질이 나쁜 책도둑까지 설치고 있어 서점마다 비상이 걸려 있다. 훔친 책을 중고서적상에 넘기는 것. "하루 2, 3권만 훔쳐도 일당이 빠지기 때문에 서점으로서는 가장 경계하는도둑"이라고 한 서점관계자는 말했다.

서점당 도난되는 책은 총 매출의 4, 5%. 돈으로 따지면 하루 20~30만원대에 이른다. 그러나 대책이라야 '수상한 손님'을 주시하는 수준.

한때 전산화와 함께 CCTV, 도난방지 칩 부착 등을 추진했으나 "유지비용이 비싸 차라리 몇권 잃어버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쪽으로 결정. "IMF이후 아이에게 책 사줄돈이 없어 동화책을 슬쩍하는 아버지를 보고 못본체 한 경우도 있었지만 책을 팔아 먹고사는 우리로선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한 서점관계자는 자제(?)를 호소.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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