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세기를 향해…(5)-국내외 전문가들의 시각-한민족 커뮤니티

21세기를 대비한 새로운 민족개념은 한민족 커뮤니티(Korean Communities, 이하 KC)가 되어야할 것이다. 한반도의 영토안에 머무르는 배타적인 민족의식이 아닌 세계 도처의 우리 민족과 전인류를 포함하는 넓은 지평에서 한민족의 장래를 바라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을 공상이나 상상으로 간과해 버리기에는 우리의 시대적인 현실이 너무나 미래사회의모습을 띠고 있다. 세계화, 정보화, 세계 문화공동체 등이 시간과 거리를 뛰어넘어 일상생활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21세기에는 기술혁신이 5년마다 대변화를 예상하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지식, 정보, 과학기술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의 사고방식이 과학과 기술의혁신에 적응하지 않으면 국제무대에서 경쟁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과 정보와 지식이 이 세상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는 이 때 장소, 거리, 영토, 그리고 나아가서 국적을 따지는 것은 큰 시대착오라고도 할 수 있다. 기술과 과학이 가져오는 변화는 개인이나 국가나 사회에 엄청난 변모와 전환을 가져왔고 앞으로 더 큰 속도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이러한 변화는 국가중심적 체제를 흔들게 되고 전세계가 인류의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갖게 할것이다.

우리 한민족은 한반도라는 국내적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언제나 '두동강이 난 토끼'에 비유하는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통일을 대비해서 좀더 넓은 사고를 해야될 때가 왔다. 통일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남북이 합쳐서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통일의 개념은 미래를 창조하는 개념과 동일시되어야 한다. 남북이 단순히 결합을 이루면 된다는것이 아니라 국내외 한민족이 현실적인 발전전략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하나가 됨을 논의해야한다.

KC는 지리적 국경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정치적으로만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커뮤니티는 통신에 의해서, 교류에 의해서, 이동에 의해서, 즉 남북 한민족과 해외의 520만을합쳐 7천만 겨레가 문화적, 경제적 교류에 의해서 형성되는 민족커뮤니티를 의미하는 것이다.한민족이 세계화로 가는 지리적 여건은 이미 준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KC는 한반도를 핵으로 해서 중국, 일본, 영국, 구라파, 구소련, 남미 등 해외에 경제적, 문화적 네트워크를형성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520만이라는 해외민족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강대한 세계적인 민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해왔다.

우리는 편협한 사고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분단되고 흩어진 민족의 역사를 비판만 하던 우리의어두운 문화를 청산하고 첨단기술의 힘을 빌려 우리의 비극적인 과거를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해외 한민족을 우리의 문화적 자산으로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21세기에는 한민족공동체의 이름이 전세계에 '케이시'(KC)로 불리워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우리는 초등학생들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KC에 대한 개념을 즉, 우리 민족은 세계적인 민족공영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렇게 KC센터를 설치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흩어진 그리고 갈라진 한민족을 연결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화로 인한 경제가 가져오는 국민국가의 쇠퇴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어느 민족이든 그들의 정부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21세기에는 범세계적 시민사회가 형성될 전망이다. 국민국가의 쇠퇴는 점점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이미 IMF한파로 국민국가의 무능함을 체험했다. 과거에는 정부가 자본, 정보, 지식 등여러 분야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정보와 기술혁명은 이제 '자본은 조국을 모른다'라고 할 정도로 국민국가를 궁지에 몰아가고 있다.

정보, 지식도 마찬가지다. 국민국가는 이를 통제할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 또한 범국제적 추세로몰고 가는 환경, 마약, 범죄, 인권, 인종, 생활주거지문제, 대기오염과 같은 전지구적 관심사의 대두는 주권국가를 더욱더 약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만드는 것은 컴퓨터, 통신, 팩스, 위성중계, 인터넷 등 국경과 국적을 무시하는 기술혁신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부의 힘만 믿고 민족의 운명을 정부에게만 맡길 수 없을 것이다. 21세기에는정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혼합된 체제로 승화될 것이다. 21세기에 한국이 선진국이 된다는것은 시민사회의 선진화를 의미한다.

KC의 개념은 자연스럽게 한반도 남쪽사회를 전세계의 시민사회에 연결하는 촉매의 역할을 할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한민족사회의 선진화와 그에 따른 경제성장에도 큰 공헌을 할 것이다. 불행히도 한민족의 정체성을 강력하게 상징하는 심벌은 찾기 어렵다. 우리는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그것이 KC이다. KC는 5대양 6대주의 한민족을 상징해야 된다.

우리 민족은 역사가 부여한 민족의 여건 혹은 조건을 세계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과거 우리 민족의 비극(흩어진 민족, 분단된 민족)이 21세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여 우리의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만들어가는 것이 KC철학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과 기술, 정보와 지식으로 무장된 한민족은 세계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단일민족으로 활동하고 창의력을 발휘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우리는 우리 후세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과거에 집착하게 하는 19세기혹은 20세기의 낡은 패러다임을 추호의 아쉬움도 없이 던져버리고 5대양 6대주에 살고 있는 7천만 한민족을 KC라는 큰 틀로 묶어내고 그러한 민족적 상징의 우산 아래서 발전과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KC가 꾸는 꿈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에 물려받은 식민지 사고방식, 사대주의, 열등의식, 배타주의, 그리고 분단의 슬픔, 이모든 것을 미련없이 내던져 버려야 한다. 우리가 이것들을 버리면 우리의 후손들은 무거운 과거의 짐을 질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21세기의 패러다임과 기술혁신에 기본을 둔 KC는 한민족의 발전과 번영은 물론 나아가서 한민족이 21세기에 인류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새로운 청사진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약력

△미 컬럼비아대 정치학 박사 △현 미 펜실베이니아 밀러즈빌주립대 정치학 교수 ▨주요저서

△한국 민주주의의 오디세이(90년)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변화하는 질서(93년) △한·미 관계의 현안(93년)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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