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박을 아십니까? 농촌 출신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아련한 추억 속의 영상으로 간직하고 있는그 모습. 아직도 동네 공동 우물과 두레박, 물지게를 쓰는 한 마을이 올해의 기나긴 겨울 가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성군 다인면 달제2리. 여기서 대대로 살아 왔다는 권순분(54) 부녀회장은 "마을 중앙과 외곽에있는 4~5m 깊이 두개의 우물이 마을의 유일한 식수원"이라고 말했다. 식수난이 마을 생긴 이래수백년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 주민들이 밤새워 우물 앞에 늘어서서 조금씩 쬐여져 나오는 물을받는 것이 일상사라고 했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아직도 갓 시집 온 새색시 평가를 물지게질로 할 정도. 그걸 잘하면 "며느리를 잘봤다", 잘못하면 "잘못 봤다"는 농담이 오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겨울 가뭄이 장기화되자 요즘은 소방차가 운반해 주는 식수에 60가구 220명주민이 매달리고 있다.
물론 그동안 지하수 개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80년대 이후 새 지하수 개발 공법이 도입되자 그동안 무려 28차례나 굴착을 시도했다는 것. 그러나 모두 허사로 돌아가 동민들을 허탈케 했다. 여름철이면 그래도 마을 뒷산에 파놓은 웅덩이 물을 저장해 식수로 이용할 수 있지만,가을부터 겨울까지는 사정이 심각하다.
이 탓에 이 마을 사람들에겐 물에 관한한 전국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절약 정신이몸에 배어 있다. 세수한 물은 절대 그대로 버리지 않고 걸레 빠는데나 소죽 끓일 때 등에 재사용한다. 박순남(37)씨는 "주부들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빨래"라며, "겨울철에는 손이 얼어 터지는 추운 날에도 산넘고 동네 하나를 지나 있는 소류지까지 가 빨래를 해 온다"고 했다. 요즘은 남편들이 경운기를 태워 줘 그나마 고생을 던 편이라는 것.
최원수(41) 이장은 "깊이 300~400m로 깊게 파면 지하수가 나올 것 같으나 돈이 3천만~4천만원이나 들어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했다. 행정 당국의 지원만 바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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