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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추락하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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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라고 쓰인 그 문패가 시위 노조원들이 급조한 대량의 폭탄주 세례를 받는 장면이 추락한 오늘의 검찰위상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대검 공안부장 한사람의 취중(醉中)발언 한마디로 일거에 '공작(工作)검찰'로 낙인 찍혔다. 게다가 노동계는 김태정장관과 진형구 공안부장의 퇴진으론 성이 안찬다며 관계자들의 구속까지 요구하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50년 검찰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 국정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수모도 치러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우리 검찰이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인지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심지어 어느 평검사는 "우리보고 폭탄주를 마시지 말라던 상층부가 대낮 폭탄주에 취해 핵폭탄발언으로 전체 검찰의 위상을 치유할 수 없는 나락으로 빠뜨렸다"며 검찰 고위층을 비난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 안팎으로 거센 비난과 공세를 받고 있는 핵폭풍의 중심에서 흔들리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 모양으로 검찰상이 추락한건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바로 역대 정권안보의 '시녀역할'을 해온 오랜 검찰의 관행, 일부 권력지향형의 지휘부를 방치한 그 업보라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게다가 권력을 업고 안주하며 검찰권을 오만과 독선으로 행사해온 상층부의 공해에 오염된 일부 젊은 검사들의 모방 행태도 한몫 했다고 할 수 있다.

대전법조리비리 여파로 불거졌던 '검사들의 항명'이 끝까지 관철, 김태정총장을 퇴진시켰더라면 지금쯤 정권이 검찰을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다.

수포로 돌아간 검란(檢亂)이 오늘의 수모를 부른 것이다. 3공땐 중앙정보부에, 5공땐 보안사의 위세에 눌려 운신도 제대로 못한 아픈 과거도 있다

. 문민정부에 이어 현정권에 들면서 제목소리를 찾는듯 하더니 '오버 런'으로 결국 추락하고 말았다.

이번 일련의 사태에서 검찰이 뼈저리게 새길 교훈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다. 정권도 그 안보를 위해 검찰을 도구로 쓰다간 결국 정권 자체도 함께 붕괴됨을 이번 사태가 주는 경종이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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