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밀레니엄 주가 시대의 개막

종합주가지수가 마침내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증시 사상 네번째로, 95년이래 3년9개월만에 밀레니엄 주가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오랜 침체를 벗어나 회복 국면에 들었음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전적으로 구조조정의 성과에 따른 경영실적 개선을 반영한 것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 경제의 미래를 낙관하는 인식이 넓게 확산된 증거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한자릿수의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시중자금이 증시로 몰려온데다 뉴욕증시 등 세계증권시장의 동반 상승에 편승한 외자유입은 불안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리통화정책에 따라 증시의 자금공급은 굴곡이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차 처리 문제 등 정부의 각종 경제시책의 성패와 정치권의 갈등과 사회 불안 등에 따라 증시의 폭락.폭등은 언제나 올 수 있다. 지금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주가도 그런 측면에서 경계할 여지가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장세는 과거와 달리 기관투자가와 자본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외국 자본이 주도하고 있어 악재가 생긴다 해도 쉽게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다. 이같은 증시활황은 이미 지난 상반기에 20조원의 자금을 기업에 조달함으로써 기업 구조조정에 크게 기여했다. 하반기에도 약 20조원의 자금이 증시를 통해 기업에 조달될 전망이어서 증시활황은 경제회복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앞으로도 기업들은 이같은 자금조달의 호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기업공개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은 이자부담이 없기 때문에 기업의 수익성을 제고할 뿐아니라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이번 기회를 기업들이 기업자금 조달보다 과거에 있어왔던 재테크의 기회로 악용한다면 경제회생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하고 결국 기업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을 가져올 것이다.

아울러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악재들을 보면 투자가들도 1000포인트 시대가 열렸다고 너무 들떠서는 안될 것이다. 재벌빅딜의 문제, 기업투명성확보 부진, 공공부문 개혁의 지연, 노사갈등과 정치를 비롯한 사회 각분야의 집단이기적 행태, 공직사회의 부패 등은 우리경제의 안정적 회복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정부도 투자가들이 부당한 손실을 보지않도록, 주가조작 등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거래를 위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지만 투자가들도 냉정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시적 폭등은 폭락을 몰고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현재의 활황장세가 부작용 없이 지속될 수 있도록 경제외적 요인이 악재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금리.통화정책의 문제로 증시안정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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