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속 간편.거래 비용 싸

선물거래의 세번째 특징은 거래의 간편성이다. 먼저 거래비용이 훨씬 싸다. 주가지수 선물거래의 경우 증권사마다 차이는 있으나 주식거래 수수료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주식거래는 매도때 0.3%의 거래세를 내야하나 선물거래는 세금부담이 없다. 밀과 같은 곡물100t을 현물시장에서 매수하면 보관비용만도 적지않다. 그러나 선물로 매수하면 밀을 매수한 효과는 가진 채 현물거래에 따른 여러가지 불편을 덜 수 있다.

이같은 거래의 간편성때문에 헤지펀드 등 세계금융시장의 대규모 자금들은 국가간 이동때 대부분 선물을 비롯한 파생상품 투자형태로 움직인다. 홍콩의 헤지펀드가 한국 주식시장에 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약 1억달러를 국내에 들여와 환전한 뒤 금융감독원에 외국인 주식투자 신고를 해야한다. 이어 계좌개설을 하고 며칠에 걸쳐 주식을 매수해야 할 것이다. 주식투자자금을 회수할 때도 역순으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따라서 홍콩 헤지펀드는 이처럼 복잡한 절차를 거치기 보다 홍콩 금융시장에서 한국 주가지수 수익률 스와프(Swap)를 1억달러어치 매수하는 쪽을 택할 것이다. 한국주식시장의 수익률과 달러금리를 맞바꾸는 스와프(Swap)거래를 하면 1억달러어치 현물거래 효과를 얻고 거래의 신속성과 간편성도 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선물 등 파생상품거래가 국제금융거래에서 나날이 비중이 확대되는 것도 이같은 거래의 간편성 때문이다.

선물거래의 마지막 특징은 대규모 유동성이다. 현물에서 파생했지만 선물시장 규모는 현물시장의 2배에서 4, 5배에 이른다.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이처럼 크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은 헤지(투자위험 회피)를 위해 선물시장을 이용한다. 1조원의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있다고 가정하자. 주식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 경우 이 펀드매니저가 현물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시장에서 하루 이틀새 1조원의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지수 선물은 한 계약이 약 5천만원 수준이므로 2만계약을 매도하면 주식시장에서 1조원을 매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둔다. 우리의 KOSPI 200 주가지수 선물시장은 세계2위의 유동성을 자랑하므로 하루 2만계약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펀드의 선물시장 이용빈도가 높아져가는 이유도 펀드들간 수익률 경쟁이 심화돼 주가조정기에 헤지거래를 하려는 것 때문이다.

하태형.LG선물(주)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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