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인 지난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처음으로 주창했던 서상돈(徐相燉)선생이 이번 광복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광복 54년만이다. 정부가 이번에 서선생을 독립유공자로 추서한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최초의 전국적인 경제 구국운동으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애국 운동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의 의미를 정부가 뒤늦게나마 인정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97년부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IMF관리를 받는 등 오늘 날 세계 각국이 외채의 중압에 허덕이고 있는 시점에서 국민의 힘으로 국가위기를 극복하려 했던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이 새삼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구광문회를 함께 조직했던 김광제선생(대구 광문사사장)이 지난 82년 독립유공자로 훈장을 수여받은 것에 비해 서선생이 이날 건국훈장애족장을 받은 것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16일 서울시로부터 애족장을 전수받은 유족 서공석신부(徐公錫.65.서강대학 명예교수)는 "뒤늦게나마 정부가 증조 할아버지의 국채보상운동을 인정해 줘서 다행스럽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보훈처는 서선생이 1898년 독립협회 회원으로서 만민공동회운동때 재무부문에서 활동했고 평소에는 물산장려운동을 펼쳐 민족의 '개화자강(開化自强)'정신을 고취해 왔으며 일제의 경제침략에 대응코자 대구민의소(대구상공회의소의 전신)를 설치, 자치운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대구광문회를 조직해 국채보상운동을 제창, 전국적인 애국운동을 선도했다며 훈장을 수여했다.
대구의 거상(巨商)이었던 서선생은 "일본에 빚진 1천300만원은 2천만 국민이 하루에 담뱃값 60전씩 3개월만 모으면 갚을 수 있다"며 국채보상운동을 발의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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