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소매업자 김진형(48.대구시 중구 동성로)씨는 16일 수익증권 환매를 위해 모 투신사 영업점을 찾았다가 울분을 삭이며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김씨는 지난7월 어음결제를 위해 준비한 자금 1억5천만원을 1개월짜리 단기 공사채형 상품에 가입했었다.
이날 환매 중단조치가 해제돼 돈을 찾으러 가보니 자신이 가입한 상품엔 대우채권이 30% 편입돼있었다. 그래서 김씨는 대우채권분 30%가량을 제외한 1억원만 찾겠다고 했다. 그러나 투신사측은 김씨의 환매요구액에서 다시 30%를 뺀 7천만원만 지급하겠다고 했다.
아니면 만기가 지난 자금 전체를 6개월 동안 묶어두든가 대우채권 편입분 4천500만원의 절반인 2천250만원을 손해보고 찾아가라는 이야기였다.
다른 투신사 지역 영업점의 MMF(머니마켓 펀드)에 1천만원을 맡긴 이모(50)씨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6.5%의 수익률을 보장받고 MMF에 가입한 이씨는 한달만인 지난 14일 돈을 찾으려했으나 환매중단조치로 허탕을 쳤다. 16일 자신이 가입한 MMF에 대우채권이 19%가량 포함된 사실을 확인한 이씨는 손해를 감수하고 돈을 찾을지 6개월동안 기다릴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이씨가 지급보장각서를 요구했지만 투신사에서 거절했기 때문이다.
투신상품 제한 환매조치의 최대 피해자는 김씨와 이씨 등 MMF를 비롯한 단기상품 투자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손실이 불가피할 뿐 아니라 원금을 부분보전하기 위해 6개월동안 맡겨두더라도 낮은 수익률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투신사 영업점은 16일 이들의 항의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13일 현재 30조원인 전국의 MMF수탁고는 전체 투신사 수탁고 250조원의 12%를 차지하며 3개월 미만 단기공사채형 상품도 77조원에 이른다. 초단기 상품인 MMF엔 약관상 1년이상의 회사채와 투기등급 회사채 및 CP는 편입하지 못하도록하고 있다그런데도 투신.증권사들은 이런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고 대우채권을 무더기 편입시켰으며 감독기관인 금융당국도 방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신용공황이 일어나고 투자자들의 무더기 소송사태가 빚어질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또 있다. 투신.증권사들이 수익증권의 대우채권 편입비율을 제대로 투자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데다 6개월후 대우채권 편입분의 95%를 찾을 수 있는지 확답해주지 않고 있다. 정부가 투신.증권사의 건의사항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투신.증권사에 대한 불신이 깊어짐에 따라 단기자금들이 은행으로 넘어가 대구은행의 경우 8월들어 MMDA(시장금리부 기업자유예금)가 680억원, 가계저축예금이 690억원 증가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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