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데 어느 정도의 물질적 안정은 중요하다. 물질적 안정이 없이 정신적 여유를 느끼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지나친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지 못한다. 현대인들의 정신적 불안은 물질적 안정의 결여에서 오는 것도 많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지나친 물질적 욕망의 추구에서 오는 것이다. 여기서는 인간의 삶의 조건에서 정신적 행복과 물질적 조건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논하여 보기로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정신적 여유를 느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물질적인 조건의 토대가 필요하다. 세끼 밥을 먹는데 걱정이 되고 살을 가릴 옷이 없어 수치심을 느끼고 몸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난이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옛날 선비들도 일정한 마음(恒心)을 가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재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선비가 지조를 지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재산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재산은 먹고사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아이들의 학비를 댈 수 있고 병든 몸을 치료할 수 있는 정도는 필요하다. 이 정도의 기본적인 재산을 가진다는 것은 그리 적은 액수의 돈이 아니다. 오늘날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들은 이러한 기본적인 생활을 국가에서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까지는 국가에서 의무 교육을 실시하고 질병에 드는 비용은 국가에서 공적 부조인 복지로 해결한다. 국가가 국민들로 하여금 마음놓고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이러한 생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삶의 질이 높은 복지 국가란 국민들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나라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욕망 때문이다.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늘 쫓기고 육체적으로 휴식이 없는 나날을 보내는 것은 기본적인 생활의 안정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가고 남보다 많은 것을 소비하고 남위에 군림하고 싶어하여 끝없는 쫓기는 삶을 살게 된다. 남보다 낮은 지위에 만족하고 남보다 적게 써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 경쟁에서 스스로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남에게 양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노동 시간으로 쫓기면서도 시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정신적인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자유 경쟁의 원리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국가 사이에는 총 생산량을 비교하고, 개인적으로는 수입을 남과 비교하고 지위를 남과 비교하여 끝없이 정신적으로 쫓기는 삶을 산다. 이러한 정신적 불안정은 사람들 스스로 자신의 (1)삶의 족쇄를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물질적 토대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생활을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육체적으로 지나친 노동과 정신적으로 쫓기는 삶을 사는 것은 지나친 물질적 욕망 때문이다. 인간은 스스로 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 이성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욕망을 억제할 수 없는 이기적 충동적 존재이기도 하다. 남보다 높은 권세를 누리고 싶어하고 남보다 많은 소비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욕망을 버리고 남보다 낮은 지위에 만족하고 남보다 적은 소비에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정신적으로 평화롭고 육체적으로 시간의 여유를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다.
정 재 동 〈능인고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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