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몫 달라"계파갈등 표출

한나라당의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계파갈등이 표면화되고 이회창 총재 측근그룹들의 공천개입 논란이 이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에서 이틀째 합숙하고 있는 하순봉 총장 등 당 3역은 17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공천심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주요 관전포인트는 이 총재의 '계파 불인정'방침과 달리 계파간 지분이 얼마나 배려될 것인가 여부와 공천자를 최종확정하게 될 당무회의다.

'계파 몫 챙기기'의 불을 댕긴 것은 이부영 총무다. 지난 1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당의 공천작업을 비판하고 나선 이 총무의 속셈은 현승일 전 국민대총장과 김도현 전 문체부차관 등 자신이 추천한 인사들의 대구지역구 입성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이기택 고문도 16일 기자실을 찾아 "이 총재가 전국구를 강권하고 있다"면서 "전국구로는 국회에 진출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 고문의 이같은 불만은 합당지분은 고사하고 '계파보스의 공천까지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덕룡 부총재와 김윤환 고문, 조순 명예총재 등도 이 총재를 만나거나 이 총재 측에게 자신이 챙겨야 할 사람들에 대해 배려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공천과정에서 현역의원 물갈이설의 진원지로 지목된 윤여준 총선기획단장에 대해서도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총재의 측근으로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있으면서 여론조사를 주도하고 총선자료를 챙긴 윤 단장은 외부인사 영입을 주도하면서 함량미달 인사를 추천했다가 당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물갈이 대상에 오른 일부 의원들로부터는 여론조사 조작의혹을 사기도 했다. 계파중진들은 이같은 윤 단장의 역할이 이 총재의 차기 대선구도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단장 등 이 총재 측근그룹들은 현역의원들에 대한 과감한 물갈이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8일이나 19일 오전으로 예상되는 당무회의도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40여명의 당무위원 중 백남치·유종수 의원과 유준상 전 의원 등 탈락설이 나도는 일부 당무위원들이 공천심사에 이의를 제기하며 강력반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7일까지 사실상 공천작업을 마무리하고 민주당의 공천결과를 보고 빠르면 18일 당무회의 보고를 거쳐 공천자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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