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판세 윤곽(하)-경북

◆포항 북=한나라당 이병석 위원장에 한국신당에서 민국당에 합류한 허화평 전의원이 추격하는 양자대결 모양새로 진행되고 있다.

공천파문으로 인한 한나라당 지지세 하락으로 다소 주춤해 하던 이 위원장은 당세를 앞세운 득표전략을 세워두고 있는 반면 허 전의원은 포항을 민국당 바람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주요변수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기택 민국당 최고위원과 박태준 총리의 동향. 허 전의원은 박 총리가 간접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 최고위원도 허 전의원을 챙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이 위원장은 맹추격 분위기를 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허 전의원과 백병전을 펼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포항 남-울릉=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4선고지 도전에 패기를 앞세운 자민련 강석호 위원장이 저돌적으로 맞서고 있다.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 국회 재경위원장 등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경북의 중심인물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 의원의 수성 의지에 강 위원장은 밑바닥표 공략을 통해 이변 연출을 장담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공천파동으로 한나라당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새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 의원이 그 동안의 폭넓은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다소 앞서가고 있으나 강 위원장이 막강한 조직과 그칠줄 모르는 추진력을 바탕으로 맹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선전'이 예상되고 있다.

◆경주=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임진출 의원의 거취가 최대 변수다. 임 의원의 출전 여부에 따라 팽팽한 3파전이 될 수도 있고 한나라당의 김일윤 의원과 무소속의 정종복 변호사간의 2파전이 될 수도 있다. 임 의원의 거취는 무소속 출마와 민주국민당 입당, 그리고 비례대표 진출 등의 세가지 가능성이 있다. 임 의원이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각 후보들의 유·불리가 달라질 전망이어서 관심거리다.김 의원은 한나라당 공천에다 3선 경력과 조직력과 재력 등 우위의 조건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지역 변호사로서 쌓아 온 기반과 젊음을 활용, 기성 정치인들의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안동=민주당의 권정달, 한나라당의 권오을 의원이 일찌감치 2파전 구도를 형성했으나 비(非) 권씨 문중 측의 반발 심리가 표면화되고 있어 판세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또 김길홍 전의원이 민국당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최대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권오을 의원의 경우 젊은 유권자층과 친 한나라당 정서까지 등에 업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강성용 전낙동강환경관리청장과 무소속의 김명호 21세기시민문화연구소장 등 40대가 도전하고 있어 젊은 표 이탈을 막는데 부심하고 있다. 또 김 전의원의 가세가 야권표 분산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권정달 의원은 지역개발론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울진·봉화 등지의 민주당 후보와 연대, 경북 북부권 벨트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반면 강고한 반DJ정서와 맞서야 하는 동시에 시민단체들로부터 세 차례나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오른 점이 고민거리다. 김 전의원은 두 권의원이 권씨 표를 가를 경우 어부지리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구미=구미는 김윤환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는 공천파동의 진앙지라는 점에서 관심지역이다. 김 의원은 민국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한나라당과 날카로운 각을 세우고 있고 이에 한나라당은 김성조 전도의원을 공천했다. 이에 한기조씨와 윤상규 구미노동사회정책연구소장 등도 뛰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구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자민련 최종두 위원장이 김 의원과의 재격돌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으나 김의원을 낙천시킨 한나라당의 공천이 김 의원에 대한 동정론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의외로 싱거운 싸움이 될 가능성도 높다.

한나라당 김 전도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층을 기반으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으나 김 의원을 표적으로 한 한나라당의 공천 파동 후유증이 역작용을 일으키고 있어 고전이 예상된다.

◆영주=한나라당 박시균 의원에게 자민련의 권영창 위원장이 도전하는 2파전 구도다. 여기에 민주당의 이광희 위원장이 젊은 층과 여당표를 기반으로 3파전 구도 형성을 위해 열심이다. 민국당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장수덕씨의 공천을 고려하고 있어 장씨가 출마할 경우 팽팽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정서와 병원 경영을 통해 넓혀 놓은 서민층의 지지기반이 배경이다. 그러나 15대 낙선 이후 4년간 쉬지 않고 갈고 닦은 권 위원장의 표밭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박 의원을 긴장시키고 있다.

◆문경·예천=황병태 전의원과의 공천경쟁을 돌파한 한나라당의 신영국 의원의 우세가 일단 점쳐진다. 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인사는 자민련의 신국환 위원장과 민국당의 최주영씨 등이다.

신 위원장은 98년 보선에 이어 신 의원과 재대결을 벌인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을 등에 업은 신 의원에 대해 민국당 지도부에서 전략 지역으로 삼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런 분위기가 판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경산-청도=막판에 한나라당이 공천자를 뒤바꾼 탓에 자민련 김종학 의원과 한나라당 박재욱 전의원의 2자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최병국 경북새천년연구원장이 추격중이다. 민국당은 박 전 의원의 빈 자리에 김경윤 전 한나라당위원장, 안병용 전 민주당조직국장 등을 공천자로 검토하고 있다. 정재학 경산·청도 발전연구소장도 자신에 차 있다. 역대 선거처럼 후보난립 구도가 재현될 조짐이다.

당초 한나라당 공천자인 박영봉 영남대 교수는 개인사정을 들어 공천을 자진 반납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공천에 반발해 민국당의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한 박 전 의원을 부랴부랴 다시 데리고 와 공천을 주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자민련 김 의원은 현역의원의 이점을 내세우면서 재선가도에 나서고 있다. 자민련에 대한 낮은 지지도 때문에 고전하고 있으나 다수의 야권후보 출전으로 인한 표의 분산으로 승산이 없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고령·성주=한나라당의 주진우 의원과 민주당의 김동태 전농림차관, 자민련의 송인식 후보 등이 나섰다. 주 의원은 지역정서에서 낙승을 기대해 왔으나 최근 공천파문에 따른 당 분위기 침체로 '역풍'에 직면해 있다. 민국당에선 무소속으로 나선 최도열씨와 유일한 고령출신인 최운지 전의원 등을 영입, 출마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 후보의 경우 성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두터운 학연을 바탕으로 농업분야 전문가 출신이란 점이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어 약진하고 있다.

송 후보는 차점으로 낙선했던 지난 총선 당시의 지지기반을 토대로 바닥표를 집중 공략,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자민련의 취약한 당세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분열의 틈새를 어느 정도 파고드느냐가 관건이다.

◆칠곡=한나라당의 이인기 변호사와 민주당의 장영철 의원의 맞대결 장에 민국당의 상임고문인 이수성 전총리가 가세했다. 바닥표를 긁고 있는 채호일씨도 열심이다.

장 의원은 노동장관과 여당의 정책위의장 등을 지낸 경륜을 바탕으로 4선 고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당적 변경에 따른 비난여론과 반여정서, 유권자의 과반수인 20, 30대 젊은층 공략이 고민거리다.

15대 총선의 패배를 설욕할 것을 다짐하던 이 변호사의 경우 한나라당 바람과 젊은층의 지지 유도에 주력, 선전이 기대되고 있으나 이 전총리의 막판 참전으로 비상이 걸렸다.

대구와 칠곡을 두고 고민 끝에 고향인 칠곡에 정착한 이 전총리는 대권도전 주자 이미지를 바탕으로 지역의 큰 인물 키우기를 최대의 선거전략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군위·의성=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정창화 의원이 5선 고지에 도전한다. 지역 정서와 정 의원의 정치적 비중을 고려할 때 98년 보선 때보다는 수월한 선거가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 공천파동을 계기로 한나라당 당세가 주춤한 틈을 타 민국당 공천을 희망하는 김동권 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위해 열심히 누비고 있어 혼전 분위기마저 일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선거의 승패는 군위표의 향배다. 이전까지는 의성표만 있었으나 선거구 조정에 따라 군위표가 가세, 의성표를 출신 지역에 따라 갈라먹고 군위 민심을 누가 더 잡을 수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군위가 고향인 대구대학생회장 출신의 윤정균 전 청와대비서관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 나옴으로써 변수가 되고 있다.

◆-청송·영덕·영양=한나라당의 김찬우 의원과 민주당의 윤영호 전 남해화학 사장, 민국당의 김현동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이 맞서는 3자대결 구도가 전개되고 있다.

이곳에선 청송 쪽 유권자들의 향배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 김찬우·김현동·이상도 후보가 같은 영덕출신으로 지역표를 갈라먹게 되는 반면 윤 후보는 영양출신의 유일한 출마자라는 점을 이용, 지역개발 등에서 소외된 데 따른 반발심리 등을 자극함으로써 영양에서 몰표를 기대하고 있다. 청송에서 반 영덕기류가 있는 점도 윤 후보를 고무시키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경륜을 바탕으로 4선고지에 도전, 농어촌 및 노인 복지문제 등에 대한 공약 개발을 통한 비교우위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동향인 김현동씨가 민국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영덕표 분산으로 판세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

◆울진·봉화=울진·봉화는 민주당 측의 전국정당화 전략과 맞물려 상징적인 지역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 정부 초대 청와대비서실장을 역임한 민주당의 김중권 후보가 '동서화합'과 '인물론' 등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반 DJ정서를 등에 업은 한나라당의 김광원 의원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울진출신인 이들에 맞서 최근 봉화쪽의 40대 박영무 아주대교수가'지역소외론'과 '세대교체론' 등을 내세우며 지역을 파고들고 있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교수가 특히 민국당 후보로 나설 경우 야권표 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김 의원 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 전 실장 역시 원자력발전소 유치와 농·축협 통합문제 등을 둘러싼 반여 기류를 어떻게 무마시킬 수 있을지가 난제로 꼽히고 있다. 15대 총선 출마자였던 자민련의 이학원 전 의원도 나서고 있다. -정치1·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