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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신입생의 편지-절망은 절대 금물 끝까지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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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한창이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3,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었다. 3월 모의고사를 망친 후 입시공부를 그만둘까도 생각했고 4월 성적표를 받고서는 '3월 모의고사 성적이 끝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는 '모의고사 괴담' 때문에 여러날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3월 성적표를 받던 주말 혼자 팔공산 산행을 했다. 극한 상황에 이르도록 등산로를 오르며 토마스 만의 어느 소설에 나오는 '육체적인 고통의 최악은 무감각이요, 정신적 고통의 최악은 무의식이다'라는 구절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육신이 무아지경에 이르도록 공부에 몰두해 보리라고 다짐했다.

사실 나의 모의고사 1년 평균점은 360점 전후였다. 같은 반 후배들은 평균이 390점을 넘었다. 문득문득 절망과 좌절감을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오기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공부했다. 복습보다는 예습을 중시하였으며 집에서 6시간 이상 잤다. 수업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그때마다 질문을 했다. 그런 면에서 나는 후배들에게 교무실 자주가기 운동을 실천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1학기 동안에는 문제집보다는 교과서를 이해하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8월까지 교과서를 3번 정리하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자 실전문제 풀이를 시작했다. 이때 한 번 틀렸던 문제는 교과서나 참고서를 다시 읽으며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10월에는 한회 분의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놓고 시간을 체크하며 실전 훈련을 쌓았다.나는 수능시험에서 387점을 받아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돌이켜보면 작년 3월 첫 모의고사를 못친 게 나에게는 오히려 약이었다. 나는 후배들에게 너무 모의고사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모의고사는 문자 그대로 연습으로 치는 시험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실수에 짜증을 내거나 그것 때문에 상처받지 않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따름이다. 힘내자 후배들이여.

하성협(경신고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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