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는 어디 아무나 하는건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제 어떻게 할거야?" 주부 전모(42·대구시 시지동)씨는 요즘 TV 저녁뉴스를 볼 때마다 툭툭 불거져 나오는 남편의 불만과 짜증에 심사가 뒤틀릴대로 뒤틀렸다. 돈잃고 할말 없던 처지라 흘려 듣다가, 너무 한다싶어 한마디 내던진 말. "내가 어디 하고싶어 했나. 돈 많이 벌어다 주면 난들 골머리 썩여가며 왜 이짓 했겠느냐"
그말이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렸던 모양이다. 아파트 현관 문을 쾅 닫고 나간 남편은 그날밤 늦게 술이 곤드레만드레 취해서야 들어왔다.
최근의 주식 폭락장세 이후, '아줌마 투자 군단' 중에는 부부 갈등의 또다른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사람이 적잖다. 새천년의 황금빛 주식 전망에 너도나도 '묻지마 투자'로 내달린 결과. 80%까지 손실을 봤거나, 보유 주식 평가액이 반토막 이하로 쪼그라 든 사람도 있다.
"가만히 있자니 손해 보는 것 같고, 은행금리 보다는 낫다 싶어 저축금 빼서 달려 들었다가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주부 최모(35·대구시 월성동)씨는 원금 욕심에 몇년간 저축한 돈을 다 날린 경우.
자녀들 결혼 때 집을 한칸 마련해 주겠노라는 욕심에 1억원으로 따라 붙었던 한 50대 주부. 나름대로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을 적절히 배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남편과 상의해 투자 전략을 짜기도 했지만, 원금을 건지기 위해 그 몰래 가진 돈을 죄다 넣고 나서는 아예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다. 남편이 아는 날이면 큰싸움 나게 생겼지만 그건 다음 문제. 주가폭락 이후 많은 주부들이 요즘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趙珦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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