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씨 해외도피 여부 논란

경부고속철 차량선정 로비의혹의 핵심인 로비스트 최만석(59)씨의 해외도피 여부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97년부터 내사를 벌여오던 검찰은 최씨의 행적을 주시하던 중 99년 가을 입국통보 대상자에 올라있던 최씨가 국내로 들어오자 대검청사로 한차례 불러 조사했다.이 때까지만 해도 최씨는 주저하지 않고 자진출두, 검찰조사에 순순히 응했다.

그러나 최씨 주변 인물과 공범인 호기춘(51·여)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면서 검찰의 내사망이 주변을 옥죄어 들어오자 최씨는 곧바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 "재소환 필요가 있어 접촉을 시도했을 때 연락이 안 돼 즉시 출국금지하고 주변을 뒤졌는데도 머리카락조차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국 영주권자로 국내 연고가 취약한 최씨가 아예 해외로 도피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출금 사실을 눈치 챈 최씨의 해외도피 방법은 위조여권 사용이나 밀항 등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위조여권은 돈만 있으면 여권브로커를 통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통상 사용되던 제3자의 유효한 여권의 같은 면을 바꾸는 '창갈이' 수법이나 사진을 바꿔 붙이는 '사진갈이' 수법뿐만 아니라 신종수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식별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천억대 사기행각으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월 병원 입원중 도주한 전 (주)중원 대표 변인호씨도 도주 직후 출국금지됐으나 위조여권으로 출국했다는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었다.

밀항도 제대로 된 브로커만 잡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

검찰 관계자도 "위조여권을 사용해 출국했거나 밀항했을 경우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여권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지적됐으나 최씨 같은 영주권자에게는 미국 여권이 발급되지 않는 점에 비춰 희박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정상적인 출입국 관리기록 외에 여러 경로로 확인해 봤지만 출국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혀 아직 국내 은신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 박상길(朴相吉) 수사기획관은 11일 알스톰사 로비스트였던 최만석씨가 1천100만달러외에 별도의 로비자금을 받았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대검 기자실에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는 점이 많은 것 같아 잠깐 나왔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최씨에 대한 1차 조사를 통해 최씨와 접촉했던 정치인 명단을 일부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씨가 외국에서 로비자금을 뿌렸을 가능성도 있지 않나.

▲외국에서 준 것은 확인하기 어렵다.

-최씨가 10억원을 국내로 반입했다는 보도가 있는 데.

▲아는 바 없다. 현재 최씨나 가족 등의 명의로 국내에 개설된 계좌가 있는 지 확인중이다.

-최씨의 국내 계좌는 얼마동안이나 추적했나.

▲저쪽(홍콩·프랑스)만 의존할 수 없으니까 확인중이다.

-수사진전 상황은.

▲당분간 큰 진전은 없을 것 같다.

-알스톰 회장이 93년 방한, 최씨에게 로비를 부탁한 게 사실인가.

▲큰 의미가 없는 얘기다.

-최씨의 소재와 관련해 다른 가능성(해외도피)에도 대비하고 있나.

▲다 조사하고 있다.

-최씨가 1천100만달러외에 별도의 로비자금을 받았을 가능성은.

▲그런 흔적은 없다.

-최씨가 접촉한 정치인들을 먼저 조사할 수는 없나.

▲누구하고 가까웠다는 것만 가지고는 소환할 수 없다. 최씨나 호기춘씨의 진술에서 뭐가 나왔더라도 상대방이 안받았다고 하면 공소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최씨가 없는 상황에서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씨가 잠적하자 뇌물공여 혐의로 수배했다는 데….

▲수배할때는 공소장이나 영장과 달리 확정적인 혐의를 기재하지 않는다.

-최씨가 1차 조사를 받고 도주하도록 검찰이 방조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첩보확인 차원에서 불렀더니 자진해서 나와 조사후 돌려보냈다. 그후 다른 사람 조사하고 연락해 보니까 연락이 안돼 출국금지 조치했다. 당시에는 죄가 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했다. 보강조사 과정에서 죄가 된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