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당장 경상수지 걱정 유가 속등에 대책 있나"

국산품 이용방안 연구에너지절약 적극적 추진

시중에 경제위기설이 다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한편에서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태준 총리가 경제장관들을 향해 질책성 발언을 쏟아낸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도 다소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김영호 산업부장관이 미국 방문결과를 보고하자마자 작심한 듯 "올해 경상수지가 걱정된다"고 말을 꺼낸 뒤 "경제지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상수지이며 산자부가 120억달러 흑자를 목표로 한 근거는 유가가 내린다는 것인데 오히려 지금 유가가 오르는데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이 "수입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가격의 폭등"이라면서 "강력한 에너지 절약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에너지절약운동이 제대로 안되고 있으며 얼마전부터 정부방침을 정했으면서도 아직까지 계획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한 뒤 "에너지절약운동을 하고 자본재도 국내생산품을 이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 국산 이용 방안을 찾아보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강도는 약했지만 경상수지 등 경제전반을 우려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박 총리가 경제장관들을 크게 질타한 것은 김 대통령의 간접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상호교감은 분명하다는 게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전언이다.

다만 청와대가 얼마전까지 안이하게 낙관론을 펼치다가 최근에는 다소 불안감을 갖기 시작한 것은 틀림없지만 여전히 경제상황이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기호 경제수석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제2경제위기설에 대해 "너무 낙관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위기라고 생각할 것까지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1%내외며 산업생산은 20% 증가하는 등 실물경제는 아주 좋고 실업자도 곧 80만명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환율과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금융·기업개혁이 느슨해지는 것 아니냐는 게 국내외의 우려이며 개혁은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목표인 120억달러의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지금 어렵다고 목표를 낮춰잡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李憲泰기자 leeht@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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