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백.화성 워크아웃 조기졸업 불안

워크아웃 중인 대백, 화성산업의 조기졸업이 실현될까.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주 국회 보고를 통해 대백, 화성산업을 포함한 14개 워크아웃 기업의 조기졸업 추진방침을 내놓자 이의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양호 기업의 워크아웃 조기졸업 방침이 지난해 말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 뒤 금감위가 지난 주 이를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채권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지역 두 기업의 조기졸업은 현실적으로 적잖은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졸업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킨 것은 사실이다.

우선 최근의 경기호전에 힘입어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는 등 경영실적이 개선됐다. 대백의 경우 지난해 매출을 목표보다 132%, 영업이익을 199% 초과달성했으며 부채비율은 200%대로 낮췄다. 화성산업도 지난해 매출 18%, 영업이익 164% 성장세를 보였고 워크아웃 당시 595%였던 부채비율이 300%대로 떨어졌다. 자구계획서 이행실적으로도 76개 워크아웃 기업 중 우수그룹에 들었다.

지난달 26부터 보름동안 대구은행에서 실시된 금감위의 현장점검에서 이들의 추진실적이 좋은 평가를 얻은 데 이어 금감위가 조기졸업을 채근하는 것도 이같은 실적에 바탕한 것이다. 기업으로서도 워크아웃 중이란 불명예를 씻어낼 수 있으므로 나쁠 게 없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마냥 환영할 일만은 아니라는 게 두 기업의 속내다.

가장 문제될 부분은 졸업 후 계열사 보증채무 지급요청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것. 대백은 대백건설, 대백가구 등의 채무를 상당액 보증했으며 화성산업도 일부 지급보증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아웃이란 방패막이 사라져 현재 유예돼 있는 보증채무가 쏟아질 경우 겨우 회복한 자생력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들의 주채권은행인 대구은행 역시 해당 기업이 원하기만 하면 지금이라도 졸업시켜줄 수 있지만 현재로선 기업 자체에서 졸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완전 졸업보다는 사적 워크아웃으로 전환하는 것을 은근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무지급유예 등 손실분담조건을 해제없이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업구조조정위원회나 채권금융기관들의 경영권 간섭은 줄이는 형태로 기업개선작업 강도를 낮춘다는 방안이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뽑혔던 대백은 완전졸업까지 검토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되든 그 시기가 알려진대로 이달중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대구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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