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이총리서리 관계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한동 총리서리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일단 23일 총리취임 첫 날부터 서로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하고 있어 출발은 좋은 편이다.

이는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를 다시 끌여들여 공조를 재개하려는 김 대통령과 대권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이 총리서리의 계산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총리서리는 23일 김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그동안 대통령께서 경제위기를 극복해 경제를 안정시키고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에 대해 경하를 드린다"며 "신명을 바쳐 나라와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대통령은 바로 뒤이어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총리서리에 대해 △행정, 경제 등 중요한 자리를 맡으셨던 분 △식견이 높으신 분 △덕을 갖추신 분 △성실한 분이라며 자세히 설명한 뒤 "국무위원들은 총리를 중심으로 각별히 협력해 국정을 운영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는 김 대통령이 자민련의 김 명예총재를 의식했음직한 발언이다. 김 대통령은 국무회의 자리에서도 이 총리서리를 치켜세우기에 앞서 "국민의 정부에서 민주당은 자민련과 공조를 깨지 않았고 깰 수 없다"면서 "약간의 잡음은 있었으나 우리는 일관된 기조로 공조를 유지해 왔다"고 언급, 자민련과의 공조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 총리서리를 자민련과의 공조 재개를 위한 매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 총리서리도 공조복원을 사실상 선언하면서 후속개각 때 자민련 인사의 입각(3명 내외)을 예고했다. 결국 김 명예총재의 향후 반응이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과 이 총리서리간의 양자관계는 이 총리서리가 공조 재개에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경제적 위기상황을 어떻게 잘 대처해 나가느냐도 관건이다.

김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국정에 대해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국제유가 등으로 (경제분야에) 일부 차질이 있지만 6월까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등 연말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하며 이 총리서리의 역할을 기대했다. 이 총리서리도 24일 김 대통령과 조찬에서 "주가가 너무 떨어져 걱정"이라면서 경제위기 대처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李憲泰기자 leeht@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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