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북정상회담 시민반응

이번엔 기대해도 좋을까. 진정 통일의 길로 들어서는 것일까. 이제 다시는 싸우지 않아도 될까. 55년만의 역사적 해후.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적대시하던 남과 북의 정상이 마침내 체온을 나누는 데 대한 대구시민들의 기대는 컸다.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경협 확대 등 거창한 현안보다 만남 그 자체에 더 의미를 두었다. 그래서 정상회담 하루 연기에 대해서도 당연히 일말의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평남 순안 비행장 부근이 고향인 한응수(72.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이북5도위원회 대구사무소 소장은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많은 실향민들이 이산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고향 땅을 직접 밟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북5도위원회 대구사무소는 오는 22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와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둘러볼 계획이다.

안목단(64) 미망인모자복지회 대표는 "많은 전쟁 미망인들이 수십년간 고통스런 세월을 보냈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나지 않도록 약속해달라"고 주문했다.

유광 옥포 용연사 주지스님은 "1천만 이산가족이 내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면서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종교계의 교류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동기 영남대 교수는 "모처럼 남북간 화해무드가 조성된 만큼 한꺼번에 많은 것을 이끌어내기 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된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며 "정권홍보, 당리당략 등을 철저히 배제해, 전 국민의 염원을 담은 회담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인중 화성산업회장은 "남북 경제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져 남북한이 함께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며 "지역 기업들이 남북경협 사업에 적극 참여할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제사면위원회 한국지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인권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란다"며 "남북정상회담 의제에 북한 인권문제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한반도 통일에 관한 담론분석으로 경북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인 김진향(31)씨는 "반세기 이상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온 남과 북이 첫 만남에서 이산가족, 남북경협 등 산적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남과 북 모두 통일을 위한 준비가 부족한 점을 감안, 우리 사회부터 합리적이고 건강한 통일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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