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광지 공무원 "휴가철이 괴로워"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주요 관광지를 낀 시·군지역 공무원들이 호텔·휴양림 등의 예약 청탁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도내 주요 관광지 호텔 등은 지난 6월말 이후 이미 예약이 모두 끝났지만 피서철이 가까워지면서 '방을 구해달라'는 각계각층 인사들의 청탁이 줄을 잇고 있다. 청송지역 군청과 경찰서, 금융기관 등 주요 기관 간부들의 경우 이같은 청탁이 하루 평균 3∼5건에 이른다.

울릉군의 경우 울릉도를 공식·비공식 방문하는 각급 기관 등 관계자들로 인해 여관과 선표 예약부탁 처리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정도라는 것.

체신청 휴양소를 관리하는 울릉우체국은 7월10일부터 8월20일사이의 예약이 폭주해 지난 1일 12개의 콘도가 만원되면서 뒤늦은 예약 청탁을 거절하느라 진땀을 빼는 등 20여 관공서가 휴가철에 집중되는 예약 청탁에 끙끙 앓고 있다.

청송 자연휴양림의 경우 지난달 말 통나무집 21동의 예약이 8월 15일분까지 완료됐고, 군내 주왕산 관광호텔도 주말과 공휴일 예약이 완료된 상태.

청송군청 이모(48)씨는 "청탁 때문에 요즘 아예 휴대폰을 끄거나, 청내에서도 찾는 전화가 오면 직원들이 대신 받아 출장중이라고 둘러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그러나 청탁 당사자가 대부분 상급기관 간부거나 유력 인사들인데다가 방을 잘 잡아주는 것이 마치 '유능'한 공무원으로 통하는 분위기여서 거절하기도 곤란한 실정이다.

울릉군청 한 간부는 "대부분 유관기관 고위층이나 힘있는 기관에서 방 부탁을 하는데 무턱대고 못 구한다고 했다간 무능력자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라며 전화받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울릉·許榮國기자 huhyk@imaeil.com

청송·金敬燉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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