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세대 이동통신 IMT-2000 사업자 결정

정부의 IMT2000 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핫 이슈는 크게 세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사업자수, 출연금 규모, 기술표준이 그것. 이들 조건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한국통신, SK텔레콤, LG텔레콤, 한국IMT200컨소시엄의 사업권 확보 여부가 좌우된다.

정보통신부는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기준을 오는 20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기준에는 구체적인 사업자수, 기술표준, 심사방식, 출연금 규모에 따른 점수산정 방식 등도 포함된다. 또 빠르면 이달 말 주파수 할당에 대한 내용을 공고키로 했다.▨ 사업자수

일단 정부는 사업자수 3개를 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병엽 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 "사업성, 경제성, 중복·과잉투자, 국내 여건 등을 고려할 때 3개 사업자 선정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MT2000의 손익분기점에 대해 사업자수 3개일 경우 2005~2006년, 4~5개일 경우 2006~2007년으로 추정된다.

사업자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신규 사업자의 진출 여부 때문이다. 내놓고 말하긴 어렵지만 사업자수가 3개로 확정될 경우 한국통신, SK텔레콤, LG텔레콤이 사업권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을 포함, 중소정보통신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여러가지 조건에서 볼 때 불리해진다. 때문에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국가경제의 균형발전, 효율적인 경쟁 촉진, 중소벤처기업 활성화 등을 위해 반드시 1개 신규사업자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출연금 규모

정부가 내놓은 출연금 규모는 하한액 1조원, 상한액 1조3천억원이다. 일단 사업계획서 심사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되 경매제를 가미한다는 것. 지난번 PCS 사업자 선정에서 후보업체의 당락이 소숫점대에서 결정된 사례를 본다면 사업후보자들은 단 1점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무조건 출연금 상한액을 써낼 것이 분명하다. 물론 출연금은 일시납부 또는 분할납부가 가능하다. 정통부는 주파수 이용기간인 2002년 5월부터 15년간 예상매출액을 근거로 약 2·8% 수준인 1조원에서 1조3천억원의 출연금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IMT2000 희망업체들은 일단 출연금이 지나치게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96년 PCS 선정시 출연금 1천100억원에 비해 과도하다는 것. 그럼에도 금액이 확정되면 정부 정책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공연히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문제는 막대한 출연금이 결국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또 초기 투자비용 부담이 워낙 커 손익분기점까지 사업자가 버텨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 기술표준 문제

현재로선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한마디로 말해 정부는 동기, 비동기 복수 표준을 선호하는데 반해 업체들은 한결같이 비동기를 선호하고 있다. 때문에 후보업체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누군가 동기식을 채택하길 은근히 바라고 있다·(동기식과 비동기식의 차이는 본지 7월3일자 13면 참조)

정부가 동기, 비동기 복수 표준을 선호하는 까닭은 크게 두가지. 우선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이동전화를 상용화시키며 축적해온 동기식 기술과 설비투자가 아깝다는 것이다. 또 동기식 표준 채택을 요구하는 퀄컴사가 미국 정부의 압력을 등에 업고 은근히 실력 행사를 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동기식 표준의 대표주자인 SK텔레콤은 물론 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는 한국통신까지 내놓고 비동기식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후보업체들이 앞다퉈 비동기를 선호하는 까닭은 폭넓은 시장성 때문. 비동기식은 현재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 동기식에 비해 휠씬 넓은 시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동기, 비동기 복수 표준 방침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기술표준에 대해 'IMT2000 허가신청법인과 장비제조업체간에 자율적으로 합의'해서 결정토록 단서조항을 두었다. 문제는 국내 최대 장비제조업체인 삼성전자가 강력히 동기식 채택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동기 방식의 경우 기술력이 뛰어나 시스템과 단말기 수출이 유리하며, 로열티는 5~10%로 비동기식의 10~20%보다 절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동기식을 고수하는 이상 통신사업자들은 어떤 식으로는 절충을 통해 기술표준을 정해야 할 상황이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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