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한 지불각서로 돈을 달라며 갖은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습니다"임모(40.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씨에게 끔찍한 '고통'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6월. 대구시 중구 태평로1가 태평라이프상가 아파트 관리운영위원장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직후였다. 아버지의 개인비서로 일했던 남모(77.중구 동인3가.무직)씨가 느닷없이 지불각서 3매를 제시하며 4천600여만원을 요구한 것. 선친이 사망 4개월여전 써줬다는 지불각서에는 아버지의 도장까지 찍혀 있었다.
평소 아파트 관리위원회 운영권을 뺏으려한 남씨가 제시한 지불각서여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임씨가 지불을 거절하자 그때부터 폭행과 협박이 시작됐다.
남씨 등은 같은해 7월 임씨 선친의 은행 예금통장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고, 법원에 위조된 지불각서가 첨부된 약정금청구소장를 제시해 승소했다.
그러나 반전이 왔다. 임씨가 온갖 노력 끝에 지불각서에 찍힌 도장이 남씨가 개인비서로 일할 때 갖고 있던 도장임을 밝혀낸 것이다.
대구지법 권순탁 판사는 최근 사기미수 혐의 등으로 고소된 남씨 등 2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남씨는 징역1년을 선고해 법정구속하고, 공범 김모(79.경산군 진량면.무직)씨는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하여 제대로 방어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악용해 위조된 지불각서로 법원까지 속이는 등 남씨의 죄질이 극도로 나빠 고령이지만 실형을 선고해 법정구속한다"고 밝혔다.
임씨가 1년여간 시달려온 고통에서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崔在王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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