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시내에 볼일이 있어서 지하철을 이용한 적이 있다. 두 정류장을 지나자 남녀가 꼭 껴안은 채 승차를 해서는 내가 앉아있는 맞은편에 앉았다.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는 몰라도 날씨도 더운데 민망할 정도로 몸을 밀착시킨 채 연신 낄낄대며 시끄럽게 웃어댔다. 다른 승객들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었다.
보고 있으려니 정말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 옆자리에는 고등학생 여러명이 있었고 앞좌석에는 노인들도 몇사람이나 앉아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할 수가 있는지 자꾸만 눈살이 지푸려졌다. 꼴볼견.
그날따라 목적지가 그토록 길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김경순(달서구 상인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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