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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는 남북 따로 일시적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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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방문단과 남측 이산가족은 15일 저녁 대한적십자사가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COEX) 그랜드볼룸에서 주최한 환영만찬에 나란히 참석, 재회의 기쁨을 함께 했다.

이날 만찬은 상봉 시간이 지연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오후 7시40분께 시작됐으며 남북 상봉자 600여명과 한적 관계자 100여명 등이 참석했다.

헤드테이블에는 유미영 북측단장과 봉두완 한적부총재를 비롯해 서영훈(徐英勳) 민주당 대표, 박기륜(朴基崙) 한적 사무총장, 최승철 적십자회담 북측 수석대표 등 10여명이 자리잡았다.

###이날 만찬에서는 남북 상봉가족들의 좌석 배치를 놓고 한때 혼선이 빚어지고도 했다.

남측은 상봉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했으나 북측이 "이번 만찬은 공식만찬으로 예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획 변경은 곤란하다"면서 "남측 가족은 다른 장소에서 식사를 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는 것.

결국 남측 가족과 북측 가족이 만찬장에서 함께 식사를 하되 자리 배치는 남과 북으로 구분키로 남북이 합의함으로써 '일시적 이산'이 초래됐다.

###또 다른 테이블에 앉았던 인민예술가 정창모(68)씨는 "2시간 남짓한 만남의 시간이 너무 짧다. 식사를 같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섭섭하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기원할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

방남 이산가족중 최고령인 황의분(84)씨는 "전혀 피곤하지 않다. 올케를 만나좋지만 이미 죽어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더 생각난다. 벌써 이런 자리가 있었어야 했다. 너무 원통하다"고 말했다.

황씨는 또 "남한 북한이란 말 듣기 안좋다. 우리 조국의 남반부 북반부란 말을 쓰면 어떻겠는가"라며 분단의 의미가 짙은 말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날 만찬장에는 115개 테이블에 900여개의 좌석이 마련됐다.

저녁 메뉴는 생야채와 들깨소스, 전복죽, 삼색전, 메로 간장구이, 갈비구이와 야채, 쇠고기 버섯국, 떡.과일 등 한정식이 올랐다.

또 콜라, 사이다, 생수 등의 음료와 맥주, 안동소주, 스페셜 마주앙 등의 주류도 테이블에 올랐으며 남북합작 담배인 한마음 등이 제공됐다.

헤드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박기륜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과 최승철 북한 적십자회담 수석대표는 수십년에 걸쳐 형성된 친밀도를 과시하기도 했다.

먼저 박 총장이 "9월에 회담을 해야지"라고 말을 꺼내자 최 수석대표는 "그럼, 합의서대로 해야지"하고 즉답했다.

이어 최 수석대표가 "비전향 장기수 송환은 결정됐나"라고 묻자 박 총장은 "약속대로…"라고 말하며 최 대표의 손을 꼭 잡았다.

남북 이산가족이 따로 떨어져서 식사를 한 만찬장에서 일부 남측 가족들이 북측의 가족들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충북 영동에서 온 장명순(64.여)씨는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줄 알고 외삼촌(김희영씨)에게 꽃다발을 전해주지 못했다"면서 "내일이면 다시 만나겠지만 이 꽃다발은 오늘 꼭 전해줘야 한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마침 취재중이던 기자들이 장씨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아 외삼촌 김씨에게 전달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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