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보자,내 딸 인자야. 돌아가신 네 어머니를 참 많이 닮았구나". "예, 아버지. 저예요. 얼마나 보고 싶었다구요"
50년만에 상봉한 북한 국어학자 류렬(82)씨와 딸 인자(59.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씨는 부녀를 갈라놓았던 반세기 세월에 대한 원망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서로를부둥켜 안고 목놓아 울었다.
6.25당시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던 류씨가 딸과 헤어지게 된 것은 1.4후퇴때.
외삼촌에게 딸려 딸 인자씨를 피난시킨 후 인민군에 입대, 월북했기 때문.
류씨는 "그 때 얼마나 나를 원망했니"라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자 인자씨는 "원망안했어요. 일부러 보낸 것도 아닌데..."라며 오히려 아버지를 위로했다.
그러면서도 인자씨는 "지난 세월이 너무 억울해요. 아버지의 딸로 살았으면..."이라며 헤어져 살아온 지난 세월을 한탄했다.
또 인자씨는 탁자위에 놓인 손수건으로 연방 눈물을 훔치며 "아버지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면 한 장 밖에 남지않은 사진을 보고 또 봤어요. TV를 통해 아버지 얼굴을 본 후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반백년동안 불러보지 못한 '아버지'를 거듭 불렀다.
류씨는 딸에게 "내 일생을 엮은 TV영화가 있는데 봤느냐"면서 "네가 꼭 봐야 한다"며 북한에서 국어학자로서 유명세를 떨친 자신의 삶에 대해 말했다.
이어 인자씨가 여든을 넘긴 부친의 건강을 걱정하며 "아버지 오래 사셔야해요"라고 하자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영양관리하면 아흔살까지는 살 수 있다고 하더라"며 건강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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