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시청률이 좋지 않은 일일 드라마 '당신은 누구시길래'를 곧 끝내고 다음달 18일부터 '자꾸만 보고 싶네'(매주 월~금 오후 8시45분)를 방영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극본 박정주, 연출 운군일)는 지금까지 많이 다뤄왔던 '성격이 대조적인 두 집안간의 사랑과 갈등에 얽힌 이야기'를 줄거리로 채택, 미리부터 식상함을 안겨주고 있다.
각각 정혼녀와 애인이 있던 김은열(이민우 분)과 장혜원(송선미 분)이 교통사고를 겪으며 알게 돼 사랑을 느끼고 갈등이 빚어진다. 은열은 유교적 전통을 따르며 서당을 운영하는 집안 소속이며 혜원은 전통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집안의 딸이다.
은열의 집안은 엄격 그 자체인 할아버지(이순재), 할아버지의 위엄에 눌려 소심한 큰 손자(김규철), 숨막혀하는 며느리(김소이), 남편을 여의고 시아버지와 자식들 사이에 끼여 있는 며느리(윤여정)가 그 면면이며, 혜원의 가정은 허풍센 아버지(서인석), 교양있는 척하나 푼수인 어머니(이휘향), 사고뭉치인 외삼촌(천호진)이 등장한다.
'성격 다른 두 집안 이야기'는 가풍의 차이에 바탕을 둔 '사랑이 뭐길래', 경제력의 차이에 바탕을 둔 '보고 또 보고' 등의 예에서 보듯 드라마의 뼈대인 갈등 구조를 쉽고도 강하게 제시할 수 있어 시청자들을 붙잡는 데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당연히 시청률 면에서 실패한 경우보다는 성공하거나 대박을 터뜨린 경우가 많다.
SBS의 새 드라마는 새로운 시도를 외면하고 성공한 드라마의 구도를 차용함으로써 안이한 제작 자세로 시청률 상승을 노리고 있다는 느낌을 줘 씁쓸하게 한다. 그러고 보니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MBC의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도 대조적 성격은 아니지만 '두 집안 이야기'이다. 제목 '자꾸만 보고싶네'도 '보고 또 보고'와 비슷하다. 도식적 구도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의 성격을 잘 살려 자꾸만 보고싶게 만들지 두고 볼 일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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