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투자신탁증권과 삼성증권이 8일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월1일쯤 합병을 결의했 다. 이에 따라 대구에 본사를 둔 삼성투신증권은 연내에 삼성증권에 합병될 것으로 보여 지난 89년 전신인 동양투자신탁으로 출범한지 11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삼성투신이 사라지게 되 면 지역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세수가 주는 등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삼성투신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수도권영업본부에서 이사회를 열어 삼성증권과의 합 병을 결의했다. 양사의 이사회에서는 삼성증권-삼성투신증권의 합병비율이 1:0.204587로 결정됐 다. 즉 피흡수합병되는 삼성투신증권 주주는 갖고 있는 삼성투신증권 4.887주당 삼성증권 주식 1 주 비율로 교환받게 된다.
이같은 합병비율은 상장법인인 삼성증권과 코스닥등록기업인 삼성투신증권의 7일 종가를 기준으로 정해졌다. 또한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삼성증권 2만2천130원, 삼성투신증권 4천693원으로 결정됐다.
양사의 합병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삼성증 권 경우 10월중순쯤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고 주총후 20일동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로부터 주식매수청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상 절차인 이사회 결의를 거침에 따라 앞으로 양사는 증시공시→합병 계약→주총 통과→채권자 보호 절차→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감위 인가 등을 거쳐 합병하게 된다.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증권은 영업점포가 각각 92개, 48개로 두 회사가 합병되면 영업점 포수 140개의 초대형 증권사가 된다. 삼성투신 한 관계자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합병작업이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李大現기자 sky@imaeil.com
'삼성투신이 합병되면 어떻게 되나'
주주의 이해득실.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삼성투자신탁증권이 오는 12월쯤 삼성증권과 합병키로 8일 양사 이사회에서 각각 결의됨에 따라 대구에 본사를 둔 또 하나의 금융기관인 삼성투신이 '퇴출'되게 됐다.
IMF 이후 대동은행, 대구·경일종금 등 지역에 본사를 둔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사라진데 이어 89년 지역 상공인 및 시·도민들이 주축이 돼 탄생시킨 삼성투신마저 문을 닫게 돼 지역 금융기 반은 더욱 열악해지게 됐다.
▲ 왜 합병하나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의 합병은 전신인 동양투신이 삼성그룹에 인수된 98년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우선 양사간 업무 중복으로 비용이 과다 발생해 이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합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올들어서는 대한투신 및 한국투신은 공적자금, 현대투신은 외자유치를 통해 부실을 각각 해결키로 함에 따라 삼성투신도 삼성증권과의 합병이란 방법으로 부실을 털 것이란 관측이 대두 됐다. 여기에다 양사가 합병될 경우 점포수가 140개에 이르러 영업망이 강화되는 등 국내 최대 증권사 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도 합병요인으로 손꼽혔다. 종합금융사를 꿈꾸는 삼성그룹이 전략적 측면에서 삼성증권과 삼성투신의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삼성투신 주주의 이해 득실
당초 삼성투신과 삼성증권의 합병비율이 4대1 이상이 넘어 삼성투신 주식 4~6주를 삼성증권 1주와 교환하게 될 경우에는 삼성투신 주주들이 반발할 것으로 예측됐다. 8일 양사 이사회에서 결정된 합병비율은 1:0.204587. 삼성투신증권 4.887주당 삼성증권 주식 1주 비율로 교환받게 된다.
합병비율이 삼성투신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됨에 따라 삼성투신 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란 전망. 인터넷 증권사이트 '팍스넷'의 삼성투신 토론게시판에는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부결시켜야 한다" "삼성투신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7일 종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등 합병을 둘러싼 주주들의 비판적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일부에선 삼성그룹이 주가가 폭락한 틈을 타 싼값으로 양사 합병을 추진, 4만여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합병과정에서 삼성투신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합병에 따른 삼성증권 및 삼성그룹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지역경제에 악영향
올해 3월 기준 삼성투신 수탁고는 11조 57억원. 삼성투신은 여신 기능은 없으나 지역기업의 회사채 매입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일정부분 기여해왔다. 때문에 삼성투신이 없어지면 앞으로 지역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져 자금난이 악화될 전망. 여기에다 연간 수억원에 이르는 각종 세금납부 및 인력충원도 대구에서 서울로 옮겨짐에 따라 이에 따른 피해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경제인 및 시·도민들이 힘을 합쳐 출범시켰던 삼성투신이 퇴출되면 우방사태 로 가뜩이나 위축된 시도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우려된다. 김규재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 장은 "지역금융의 상징적 역할을 했던 또 하나의 금융기관이 사라짐에 따라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 된다"며 "우방사태, 삼성투신 퇴출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역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李大現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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