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이던 한국시간 10일 새벽(현지시간 9일 밤) 비상 각료회의를 열어 이날까지로 제시됐던 '시한'의 연장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은 미국 중재의 정상회담을 수용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중동사태가 순간순간 살얼음 걷듯 전개되고 있다.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이 48시간 내에 폭력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최후통첩 시한이 다하자 9일 밤 비상 각료회의를 소집해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스라엘은 당초 이 시한이 지나면 곧바로 군대를 투입해 팔레스타인에 대한 선제 공격에 나서며, 이는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되고 세계 도처에서는 테러가 재발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됐었다.
그러나 각의가 끝난 후 정부 대변인은 "아라파트에게도 평온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며, 처음으로 정상회담 수용 의사를 밝혔다.
최종 시한이던 9일은 유대인들이 쉬면서 기도하는 종교 성일이었으며, 양측은 지난달 28일 폭력사태가 발발한 이후 가장 조용하게 이날을 보냈다. 주요 충돌지 중 하나인 가자지구 네차림에서도 별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까지 사망자는 98명이다.
이런 가운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클린턴 미국 대통령,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프랑스를 포함한 서방 각국 지도자 등은 이날 양측 중재에 적극적으로 매달렸다. 아난 총장은 이날 저녁 중동에 도착, 이스라엘 외무장관 대행을 만난 뒤 가자지구로 직행해 아라파트 수반을 만났으며, 이어 시리아.레바논도 방문할 계획이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바라크 총리, 아라파트 수반,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에게 잇따라 전화로 중재하고 있으며, 곧 이집트로 직접 가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바라크 대통령도 이날 아라파트 수반을 만났으며, 프랑스.이탈리아.터키.스페인 등의 정치 지도자들도 전화로 아라파트 수반을 설득했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시리아.레바논.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만났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정상회담도 폭력이 종식된 후에야 가능하다"고 버텨 왔으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폭력사태에 대한 국제조사위 설치를 수용해야 협상에 복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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