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당신이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 되었다고 치자. 당신은 당장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이를 상상해 보면 누구나 우선 황당하면서도 무척 즐겁고 재미 또한 솔솔해 저절로 입 언저리가 살며시 찢어짐을 느낄 것이다. 어떤 이는 솔직하게 좋아 미칠 지경이라며 떼굴 떼굴 구르기도 할 것이며 어떤 이는 하늘을 날고 싶다며 정말 높은 담장에서 뛰어 내릴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고함을 지르거나 옆 사람을 마구 꼬집으며 어쩔줄 몰라 할 것이다. 좀더 심할 경우는 당장 차를 몰고 나가 차량 질주로 시가지를 온통 어지럽힐지 모를 일이다.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감히 상받은 나를 어쩔려구 하는 마음에서 일게다. 그래도 자신을 달래고 추스를줄 아는 이는 상을 거부한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체통을 앞세워 애써 점잔을 빼려 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권위가진 노벨상 그러나 상에 약한 많은 사람은 아무래도 들은 풍월도 있고 해서 상투적이긴 하지만 약간 거만기도 가미한채 삐뚜룸한 자세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받은 이 상은 아마도 앞으로 더욱 잘 하라는 채찍으로 여기고 더욱 노력 할 것을 여러분 앞에…"
많이 듣던 소리다. 채찍으로 여기다니. 채찍. 댓가지나 나뭇가지로 만들어 마소를 모는데 쓰이는 물건인 채찍. 그 채찍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 가운데 상당수는 채찍을 자신이 얻어 맞는 채찍이 아니라 자기가 들고 설쳐야 하는 채찍으로 착각 한다는 점이다. 후려치는 채찍을 자신이 단단히 가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자칫 상으로 인해 그 채찍의 중요함을 망각하기 일쑤다. 그래서 평소에는 착실하고 알뜰했던 사람이 상을 받고부터는 그만 안하무인으로 돼 버리고 질펀하게 써대는 낭비벽까지 얻어 파경에 이르기도 한다. 여기다 무슨 일이건 먼저 후려친 뒤 생각해보는 묘한 병까지 얻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상은 정말 받을 사람이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로 미치는 파장은 실로 만만치가 않게 된다.
깊은 산속에 사는 초나라 사람이 어느 날 꿩 한 마리를 잡아 기르고 있었다. 길 가던 나그네가 아름다운 깃털을 가진 꿩을 보고는 생전 처음보는 새라며 이상한 듯 무슨 새냐고 묻는다. 초나라 사람은 "당신이 처음본다는 사실은 하나도 이상할게 없어" 하고 퉁명스럽게 나무라듯 말하고는 "이건 흔해빠진 새가 아니고 봉황이라는 거야"라고 거짓말을 했다.
진정한 상의 의미 살펴야
나그네는 봉황이라는 말에 퍼뜩 머리를 굴리며 돈을 한움큼 쥐어 주며 당장 팔아라고 안달이다. 그러나 초나라 사람은 머리를 차갑게 흔든다. 나그네는 돈을 두배로 쳐 주겠다며 억지를 부리고는 기어코 사고야 만다. 나그네는 내심 이 봉황을 왕에게 바쳐 후한 상을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이 수월하게만은 풀리지 않았다. 봉황으로 둔갑한 그 꿩이 그만 하루를 겨우 넘기고는 죽어 버린 것이다. 나그네는 통곡을 했다. 왕에게 바칠 봉황이 죽었다고 통곡을 했다. 이 소문이 초나라에 아주 빠르게 번져 이 사람 입에서 저 사람 입으로 건너 갔다. 어떤 이는 꿩이 죽었다고 야유를 보내기도 했지만 어떤 이는 봉황이 맞다고 우기기도 했다. 어떻든 이 소문이 마침내 왕의 귀에 들어 갔을 때는 꿩은 이미 봉황으로 단단히 둔갑해 버린 뒤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은 혀를 끌끌 차며 나그네의 충성을 높이 사 정말 후한 상을 내렸다는 것이다. 중국의 '윤문자(尹文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꿩과 봉황사이에서 거짓말과 맹목적인 충성이 빚어낸 상인 것이다.
받고난 뒤 더욱 분발해야
세상에 상받는 일 만큼 좋은 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별의 별 상도 다 있다. 요즘에는 미스 어글리 상까지 있는 판국이다. 어떤 초등학교에서는 졸업생 전원에게 상을 주기도 한다. 이유야 어떻든 상이 넘치는 사회가 되었다. 물론 위의 우화에서 보여주는 그런 상도 우리 사회에서는 적지않을 것이다. 노벨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 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어서 더욱 화제가 만발하고 있다. 150여에 달하는 쟁쟁한 경쟁자나 단체 등을 물리치고 평화상을 받게 되었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우리국민에게 얻어지는 국내외적 플러스 효과는 상상을 초월 할 수도 있다니 우선 당장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는 우리의 경제가 숨통이 트였으면 한다. 수상소식을 듣고 너무나 담담한 표정으로 임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바라본 많은 국민들은 내심 큰 박수를 보내며 여러 가지 많은 생각들을 저마다 했을 것이다.과연 어떤 생각들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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