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술마당 '솔' 창립 10주년,"얼마 못 가겠지"우려 극복

지난 92년 무렵 예술마당 솔 일각에서는 '얼마 못 가 문닫고 말겠지'라는 체념적 분위기가 배어있었다. 꾸준히 지속된 재정난과 일시적인 일손 부족 등으로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10월17일, 예술마당 솔은 창립 10주년을 맞았다.운동권 성향의 민중예술을 지향하던 이 문화단체는 강산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굳건히 뿌리를 내린 것이다.

지난 90년 10월 당시 정치적 정통성을 용인하지 못해 '소외된 민중'을 위한 민중예술에 주력하던 지역의 일부 문화인들은 민족극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시 남구 대명2동에 30여평의 지하건물에서 예술마당 솔을 창립했다. 정지창 영남대 교수, 김창우 경북대 교수 등이 이끌던 초기에 전국 민족극 한마당, 이승만 바로알기전, 우리 것을 아는 모임 등 현실참여적 성향의 문화행사를 주로 마련하다 차츰 유홍준의 한국미술사,독립영화제, 미술 초대전, 청소년 문화유산 답사 등 다채롭고 흥미로운 기획으로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 청소년, 교사,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자 등 1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회원수가 1천여명에서 IMF 직전인 지난 97년에는 2천명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 96년 4월 현재의 봉산 문화의 거리로 옮기면서 문화공간도 100여평으로 넓어졌다. 예술마당 솔이 봉산동에 진입함으로써 상업화랑 일색이던 이 지역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음악,미술,학술, 유적 답사 등 분야별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연극인 최재우씨에 이어 현재는 회원 출신의 정재명씨가 이사장으로 예술마당 솔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까지 집행부 중심의 운영체제가 이어졌으나 올해부터는 회원들의 의견을 중시하는 운영체제로 바뀌어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거쳤다.

예술마당 솔은 시민들의 참여하는 전방위 문화단체로서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지역 문화 발전에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10살 생일을 맞은 17일, 해금연주회, 유홍준 교수의 북한 유적 강좌, 인형극 공연 등으로 조촐한 자축행사를 가졌다.

김현지 사무국장은 "아직 재정적으로 어려워 후원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며 소극장을 마련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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