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년보다 조용한 수능 뒤풀이

"시험이여 안녕…"대입 수능시험이 끝난 15일 밤 대구시내 동성로.

시험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은 오랜만에 시험의 중압감에서 벗어나 가벼운 발걸음이었지만 거리 모습은 '오늘이 수능시험일이었나' 할 정도로 한산했다.

그렇지만 적잖은 학생들은 술집이나 나이트클럽, 극장, DDR 경연대회, PC방, 노래방을 찾아 시험 스트레스를 푸는 뒤풀이를 즐겼다.

친구들과 함께 동성로 노래방을 찾은 문재호(18.동구 신천동)군은 "오랜만에 후련한 기분"이라며 "다른 친구들은 일찍 집에 들어가 답안을 맞추거나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내 영화관에 들른 장미지(18.중구 대봉동)양은 "시험장을 나오면서 정문에서 파는 답안지를 봤지만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며 즐거워했다.

또 많은 학생들이 늦도록 시내 쇼핑몰에서 열린 DDR경연대회와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출연한 공연을 즐겼다.

시험을 마친 학생들은 운전면허나 아르바이트, 머리염색, 귀 뚫기 등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동성로에서 20여년째 슈퍼를 운영한다는 권영숙(49.중구 삼덕1가)씨는 "예년에는 시험을 마치고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해가 갈수록 시내로 나오는 학생들이 줄고 있다"며 "최근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탓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15일 밤부터 새벽까지 시내 전역에서 음주.흡연을 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청소년 134명을 붙잡아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또 청소년 출입을 묵인한 31개 업소, 술.담배를 판매한 16개 업소 등 모두 79개 청소년유해업소를 적발, 업주 66명을 불구속하고 76개업소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렸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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