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한번 앓아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두통에 관한 기록은 기원전 3천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바빌론과 이집트 사람들은 두통을 "머리에 침입한 악마의 소행"으로 이해했다. 그 결과 "악마가 빠져 나가도록", 두개골에 구멍을 뚫기까지 했다.
요즘도 사람들은 두통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때문에 진통제를 남용해 병을 키우고 비싼 검사를 골라 받기도 한다.
두통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뇌가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뇌 자체는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 문제는 뇌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것들에서 생긴다. 뇌막·혈관·근육·신경분지 등 촘촘히 인접해 있는 것들이 그것이다.
이들 조직이 어떤 원인에 의해 당겨지거나, 눌리거나, 수축 또는 확장되면 조직 내에 분포하는 말초신경이 자극 받게 된다. 그 자극이 중추신경계로 전달돼 "머리가 아프다"는 '통증'으로 인지되는 것이다.
◇진통제는 두통을 악화시킨다
참기 어려운 두통이 오면 진통제부터 찾는다. 그러나 무분별한 진통제 복용은 금물. 진통제가 오히려 두통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진통제를 먹는데도 만성적으로 머리가 아프면 그 진통제가 원인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편두통 환자가 진통제를 과다하게 복용하면 아주 치료하기 힘든 '만성 매일 두통'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어린시절 간헐적인 편두통이 있다가 나이 들어감에 따라 두통 빈도가 잦아진다.
이런 상황의 원인 중 한 부분은 진통제나 혈관 수축제 남용이다. 진통제 과다복용이 두통의 원인인 경우 3~8주 정도 해독 기간이 필요하다. 또 항우울제와 물리치료로 극복할 수 있긴 하나, 해독 첫 주는 무척 고통스럽다.
◇술·담배도 두통의 원인
술을 많이 마시고 난 다음날 숙취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숙취까지는 아니라도 알코올엔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이 있어 편두통을 잘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 중에서도 에스테르·알데하이드, 페놀성 플라보노이드 등을 함유한 적포도주가 두통을 잘 일으킨다. 반면 보드카·백포도주·브랜디 등은 덜하다.담배는 두통을 악화시키는 물질이다. 담배를 피우면 뇌로 가는 혈액의 산소량이 줄어 이를 만회하려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 담배를 끊으면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이 원상 복구되면서 두개골 내의 혈관이 확장되는 일이 줄어 두통이 경감된다.
◇고혈압이 두통을 일으킨다?
혈압이 높으면 두통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두가지 증상을 같이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 그렇게 생각하기 쉽기도 하다.
그러나 두통과 혈압은 연관성이 없다. 편두통이나 군입성 두통 발작 때 고통 때문에 2차적으로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지, 혈압이 올라가서 두통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완기 혈압이 130mmHg 이상이거나 심한 고혈압 환자는 치료 받지 않을 경우 두통의 고통을 당할 수 있다. 이때는 머리 전체가 아프고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날 때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몇시간 내에 소멸된다.
◇음식도 두통을 일으킨다
머리가 자주 아픈 사람들은 자신이 자주 먹는 음식이 원인이 아닌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민(치즈·식초·초콜릿·양파·적포도주·호도·바나나·청어·콩·파인애플), 글루탐산염(간장 완탄 수프, 인스턴트 캔 수프, 가공 육류, 마요네즈), 아질산염(핫도그·소시지·베이컨·훈제생선, 캔에 든 햄, 소금에 절인 소고기), 카페인 등이 들어 있는 식품과 음료수는 강력한 두통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다.이들 물질은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킴으로써, 뒤따르는 혈관 팽창에 의해 두통을 야기하거나,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일으킨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오희종 신경과원장(ohhj@kornet.net)
이형 교수(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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