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자신과 가족이나 나라, 나아가 세계의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사람은 결국은 죽는 존재이므로 사후의 세계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게 되며, 살아가면서는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점을 쳐보기도 한다. 더구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사회가 불안정해지면서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려는 사람들이 철학관이나 점집으로 몰리고, 이 관계 서적 코너도 붐비는가 하면, 인터넷 사이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주(四柱)'는 사람이 태어난 해·달·날·시를 간지로 계산해 길흉화복을 점치는 명리학(命理學)이다. 사람을 하나의 집으로 비유하고, 생년·생월·생일·생시를 그 집의 네 기둥이라고 보아 붙여진 명칭이 '사주'다. 각각 간지 두 글자씩 모두 여덟 자로 나타내므로 '팔자(八字)'라고도 한다. 사주팔자를 풀어보면 그 사람이 타고난 운명을 알아내는 것이 그 기본원리다. 최근 사주에 재운(財運)이 좋은 사람이 최대 40% 가량 소득이 높다는 이색 연구논문이 나와 화제다. 서강대 경제학과 남성일 교수와 한국노동연구원 전재식 연구원의 논문에 따르면 재운이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에 비해 학력 등 다른 조건이 같을 때 12%에서 39%까지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봉급생활자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에겐 관계가 미미하다는 추정이다. 35세부터 65세까지의 남녀 1천17명을 대상으로 사주와 소득과의 상관관계를 통계기법인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한 이 연구팀은 재운이 강한 사람의 월평균 소득이 134만원이나 약한 사람은 109만원 정도이며, 여성보다는 남성의 재운이 약간 강하다고 밝혔다. 또 1년 정도의 추가교육은 재운이 약한 집단에서는 소득을 8% 가량 상승시키는 데 반해 재운이 강한 집단에선 12.7%씩 상승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논리적인 분석력을 생명으로 삼는 경제학박사들이 사주와 소득이라는 운명론적 관계를 추론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일단 흥미롭다. 하지만 이 연구팀이 스스로도 밝혔듯이 아직은 '잠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명리학의 타당성을 현대과학의 통계적 방법에 따라 검증한 결과라고는 하지만 과연 그 예측력이 어느 정도 인정될 수 있을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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