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업체 회원실명제 바람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회원실명제를 급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주요 인터넷업체들은 최근 사이버 범죄와 채팅을 통한 원조교제, 자살사이트 범람 등 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인한 부작용과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회원실명제를 통한 정화작업에 적극 나섰다. 이같은 실명제 도입 바람은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회원수 거품을 빼서 닷컴기업의 실질가치를 재평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낳고있다.

네띠앙은 정보통신진흥협회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300만명이 넘는 회원에 대한 실명작업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콘텐츠 점검등 홈페이지 관리를 강화, 내달부터 문제사이트에 대한 경고와 폐쇄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드림위즈(대표 이찬진)는 지난해 말부터 두달간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실명확인 작업을 거쳐 전체 회원 가운데 비실명이나 중복 가입자 7만명을 실명으로 전환하거나 삭제했다. 드림위즈는 이같은 실명확인 작업의 정기화와 신규가입 회원에 대한 실명확인을 통해 익명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홍윤선(39) 네띠앙 사장은 "인터넷이 일부 마니아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실생활과 사이버 공간의 예절이 다를 이유가 없다"며 "실명제는 가상세계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동창회 다모임도 최근'100% 실명제를 도입했다. 다모임은 지난해 말 기존 300여만명의 회원과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명제에 확인하지 않는 회원들은 강제 탈퇴시켰다. 이규항 다모임 사장은 "2~3%에 불과한 비실명회원들이 익명의 게시판을 통한 언어폭력과 음란물 게시로 사이트를 훼손시킨다"며 "다수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더 이상 익명회원은 받지않는다"고 밝혔다.

게시판 전문서비스업체인 슈퍼보드닷컴(대표 남형욱)은 새로 선보인 '슈퍼 데이트'서비스를 통해 네티즌의 실명가입을 유도하고 있고, 싸이월드도 온라인 상에서 ID대신에 이름을 직접 쓰는 회원실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인티즌, 채팅사이트 하늘사랑도 지난해부터 정기적인 실명확인작업을 벌여오고 있다.

이동형 싸이월드사장은 "익명성을 악용한 각종 사이버 범죄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은 물론 인터넷기업의 회원 거품제거를 위해서도 실명제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라이코스코리아의 가종현(34) 사장 등 익명성을 옹호론자들은 "인터넷은 개인이 일상에서 충족하지 못했던 취미나 관심사를 가상공간을 통해 극대화할 수 있는 미디어인데 이에대한 인위적 제한이 인터넷 발전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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